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성 정당 금지’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 “운동권 특권 세력이 더 많이 의원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5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현행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비례 의석 확보에 필요한 ‘비례 위성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위성 정당 금지’를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서 “이런 위성정당 출현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우리가 다 알고 있지 않나”라며 “김의겸 같은 사람이 의원이 되는 것이고 최강욱 같은 사람이 의원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위성정당 제도를 통해 운동권 특권 세력이 더 많이 의원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본다. 잘못된 제도”라고 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는 “선거라는 건 민의를 반영하는 구조여야 하는데, 복잡해서 전문가들끼리만 알 수 있는 구조의 선거제도를 왜 해야 하느냐”며 “출발 자체가 야합으로 출발한 것 아닌가. 이재명 대표가 하자고 했으니 거기에 맞춰서 할 문제가 아니다. (준연동형 비례제가) 얼마나 잘못됐고,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당이 서병수 의원과 김태호 의원에게 험지 출마를 요청하는 등 중진들에게 헌신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승리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헌신해야만, 많은 사람이 헌신해야만 그것이 국민의힘의 승리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위원장은 “저도 불출마하지 않았나”라며 “불출마가 꼭 답은 아니지만 꼭 이겨야 할 곳, 치열한 승부의 장에 많은 실력이 있는 분들, 중량감 있는 분들이 나가주시는 것이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 당시 민주당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범여 군소 정당들과 함께 현행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 제도를 만들었다. 제1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과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만든 제도였다.

이 제도는 각 당이 득표율에 비례해서 전체 의석을 나눠 갖게 돼 있는데, 지역구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많이 받은 정당일수록 역설적으로 비례대표 의석을 적게 가져가게 된다는 허점이 있다. 그래서 실제로는 ‘지역구 전용 정당’과 ‘비례대표 전용 정당’을 각각 만들어 선거를 치르고 나중에 둘이 합당하는 것이 이득인 기형적인 제도가 됐고,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각각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라는 비례대표 의석 획득용 위성 정당을 만들어 선거를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