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28일 한러교류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한국과 러시아는 주변 상황(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여전히 경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문화·인문 분야 등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가져왔다”고 했다.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가 한러교류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양국 관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정병선 기자

또 “한국이 서방(미국과 EU)이 주도하는 대러 제재에 동참하면서 양국 관계 역시 변화를 맞았지만, 무엇보다 한러관계가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은 대(對)러시아 관계를 전면적인 중단 분위기로 몰아가지만 한국은 서방이나 일본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으며,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문화와 인문 분야를 통해 명맥을 유지해왔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양국 간 교역 규모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서방의 수차례 대러 제재에도 경제 교류가 지속해 왔음을 언급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는 1884년 체결된 조러수호통상조약(朝露修好通商條約) 이후 100년을 넘었다”며 “1990년 한국과 러시아의 수교 이후 정치, 경제, 문화, 과학 분야 등에서 역동적인 발전을 가져온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급변의 시기를 겪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양국관계는 상호 이해 속에서 발전해야 하며, 전문가들의 기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러교류협회 초청 간담회 참석자들. 사진 왼쪽부터 함영준 단국대 교수, 정선화씨, 박종수 전 북방경제위원회 위원장, 기연수 한러교류협회 이사장,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 부부, 이석연 변호사, 방교영 한러교류협회장, 미하일 코세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관 서기관. /정병선 기자

그는 “러시아 국민이 한국과 한국에 대한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듯 한국 국민도 러시아와 러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문화와 인문 분야를 통한 양국 간 교류 증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기연수 한러교류협회 이사장은 “어려운 시기에 부임한 지노비예프 대사의 역할을 기대한다”며 “최근 한러 관계가 어려운 환경에도 우정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참석자들은 지노비예프 대사에게 한국과 러시아 간 직항노선 재개, 문화, 예술, 스포츠, 대학생 포럼 등 인문·학술 분야의 교류를 우선 당부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지난달 주한 러시아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러시아는 한국을 비(非) 우호 국가 가운데 가장 우호적인 나라로 평가하고 있으며, 한국이 가장 먼저 우호국 대열에 합류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부임한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와 외무부 내 대표적인 ‘아시아 전문가’로 불린다.

러시아 외무부에서 한국과 북한, 중국, 몽골을 담당하는 제1아주국 부국장(2012∼2016년)과 주중국 러시아대사관 참사관(2016∼2018년), 제1아주국장(2018∼2023년)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