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도서관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봤다는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찍어 올린 사진. /디시인사이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공공 도서관을 찾아 시민들과 만났다. 한 전 위원장은 4·10 총선 이후 “잠행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움직임이 노출되지 않았었다. 그런 한 전 위원장이 시민들이 찾는 공공장소를 찾자 조만간 공개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도서관 열람실을 찾아 책을 읽으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이튿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후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제의도 거절하고 총선 때 자기를 보좌한 일부 측근들과 몇 차례 비공개 식사 회동만 했다. 그런 한 전 위원장이 이날 총선 유세 때 즐겨 착용했던 운동화를 신고 골전도 이어폰을 낀 채 공공 도서관을 찾은 모습이 시민 카메라에 잡혔다.

한 전 위원장은 도서관에서 김보영 작가의 공상과학(SF) 소설 ‘종의 기원담’과 ‘역병의 바다’ 등을 읽었다. 한국 SF 소설 최초로 전미(全美)도서상 후보에 올랐던 작가의 작품들이다. 시민이 찍은 사진을 보면 한 전 위원장은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책과 비트코인 관련 도서도 열람실 테이블에 함께 올려뒀다. 이 모습이 온라인에 소문이 나면서 지지자들이 도서관에 모여들었고, 한 전 위원장은 사인과 셀카 촬영 요청에 응했다고 한다.

정치권에서 한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면서 팬클럽 ‘위드후니’ 회원 수는 최근 5만7000여 명으로 늘었다. 정치권에선 한 전 위원장의 움직임을 차기 당대표 경선 출마 가능성과 연관 지어 주목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당대표 출마 문제와 관련해 가까운 측근들에게도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이후 국민의힘 등 현 여권의 진로에 대해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이 사퇴 후 공개 발언을 하지는 않지만 국민의힘 당내 상황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이 인사는 “한 전 위원장도 자신의 진로나 역할과 관련해 여권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잘 알고 있고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