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열린 스물다섯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고맙습니다, 함께 보듬는 노동현장'을 주제로 진행됐다./대통령실

14일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5번째 민생토론회에는 사각지대에 있는 현장 근로자들이 참석해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올해 본지가 전태일재단과 공동 기획한 ‘12대88의 사회를 넘자’ 시리즈를 언급하며 “‘12대88′ 기획이 이번 민생토론회를 개최하는 데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12대88′ 기획은 12% 대기업 정규직과 88%인 중소기업·비정규직 근로자로 나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자는 제안이었다.

마루 공사 노동자 임승철씨는 “마루 시공자들은 다른 건설 직종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고 주 6일 하루 14시간 이상 노동을 하고 있다”며 적절한 보수와 4대 보험 적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창호공, 타일공, 도배공 등과 달리 마루공은 건설 관련 협회에서 시중노임단가를 발표하지 않아서 근로자가 자신의 임금 수준이 적정한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시범 조사를 해 하루빨리 시중노임단가가 적용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용회씨는 “봉제 공장 여건은 아직도 1970년대 ‘전태일 시대’와 다를 바가 없다”며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문제를 제기했다. 부산에서 온 한병운씨는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근로자가 권리를 주장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한씨가 일했던 카페는 10명 넘는 직원을 뒀지만, 팀을 여러 개로 나눠 5인 미만 사업장인 것처럼 ‘쪼개기’ 영업을 했다고 한다. 근로기준법상 직원이 5인 미만이면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 수당, 연차·유급휴가 등을 주지 않아도 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4·10 총선 후 첫 민생토론회를 열면서 “민생토론회 시즌 2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민생토론회 순서에 포함됐던 국민의례나 소관 부처 장관 발표 등은 생략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장에 있는 시민들 목소리를 더 많이 듣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을 제외한 대통령실과 정부 관계자들은 노타이 차림으로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점심도 거르고 (토론회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시민 발언을 일일이 거론하며 참모들에게 개선 방안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