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첫 방한 UAE 대통령과 창덕궁 산책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서울 종로구 창덕궁 부용지 일대를 함께 산책하고 있다. 정부는 '걷기'를 즐기는 무함마드 대통령을 위해 창덕궁 산책 행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29일 정상회담에서 방산, 원전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8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UAE 대통령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무함마드 대통령을 ‘최고의 예우’로 맞았다. 대통령 전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자 F-15K 전투기 4대가 호위 비행했다. ‘걷기’를 즐기는 무함마드 대통령을 위해 창덕궁 산책 행사도 마련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UAE는 우리나라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유일한 중동 국가”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핵심 우방’인 UAE 무함마드 대통령 의전에 직접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UAE 7개 토후국 중 최대국인 아부다비의 국왕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첫 국빈 방한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과 28일 친교 일정으로 서울 종로구 창덕궁 부용지 일원에서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두 정상은 이날 창덕궁을 산책했는데 윤 대통령은 수일 전 직접 창덕궁 산책로를 걸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창덕궁에서는 두 정상 간 차담도 이뤄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의 역사를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에서 UAE 대통령을 최고로 예우한다는 의미였다”고 했다.

이날 밤 서울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남산 타워와 롯데월드타워에는 UAE 국기가 야간 점등으로 구현됐다. 특히 남산 타워 점등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머문 호텔에서도 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이 아닌 본관 2층에서 만찬을 진행했다. 본관 2층은 대통령 가족의 생활 공간으로 쓰였던 곳으로, 두 정상의 관계가 특별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첫 국빈 방한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과 친교 만찬을 마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대통령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작년 1월 윤 대통령을 만나 300억달러(약 40조원) 투자를 약속했는데, 당초 우리 정부가 예상했던 100억달러를 3배 넘어선 규모였다. 정부는 무함마드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300억달러 투자의 구체적인 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과 가까운 UAE는 ‘제2 중동 붐’을 일으킬 교두보”라며 “UAE를 시작으로 다른 중동 국가들의 한국 투자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과 UAE는 원자력·에너지·투자·방산 등 13건의 MOU를 체결해둔 상태다. 무함마드 대통령의 이번 방문 일정에는 우리 군이 개발한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시험 발사 참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UAE가 최근 개발 완료된 L-SAM의 첫 수입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UAE는 이명박 정부 당시 바라카 원전 건설을 계기로 우리와 신뢰 관계를 쌓았다. 양국은 이후 각종 투자는 물론 군사 협력까지 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작년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당시 UAE는 의전에 각별히 신경 썼다. UAE 영공을 들어선 대통령 전용기를 UAE 공군 전투기 4대가 호위했다. UAE 대통령궁 조명을 태극무늬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바꿨고, 시내 대형 빌딩에는 야간 조명으로 태극기가 구현됐다. UAE는 작년 4월 수단 내전 당시 우리 교민 철수 작전을 돕기도 했다.

F-15 전투기 호위 -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기(맨 위)가 28일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들어오자, 한국 공군 F-15K 전투기들이 호위 비행을 하고 있다. UAE 대통령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공식 환영식이 열리는 29일에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축하 비행에 나선다. 아크부대원 500여 명과 전통의장대와 취타대 100명, 어린이 환영단 130여 명이 참여한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투자·원전·에너지·방산 4대 핵심 분야를 논의할 예정이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 수주 당시 왕세제였던 무함마드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이라며 “UAE 측에서 접견을 요청했다”고 했다. 귀국하는 무함마드 대통령의 전용기도 우리 군 F-15K가 호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