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오른쪽)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은 24일 의원총회를 열고 야당이 여당 몫으로 남겨둔 국회 상임위원장 7자리를 수용하기로 했다. 22대 국회가 출범한 지 25일 만에 전반기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될 공산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어떤 결론을 내리든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상임위원장 7자리 수용’을 안건으로 부쳐 국민의힘 의원들의 추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여당 몫인 외교통일, 국방, 기획재정, 정무, 여성가족,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 정보 등 상임위원회 7자리의 위원장 선출이 이르면 25일 본회의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추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국회 정상화를 위한 대국민 입장 발표’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폭주를 막기 위해 국회 등원을 결심했다”며 “이재명 대표의 국회가 아니라 국민의 국회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작금의 상황에 분하고 원통하다. 저 역시 누구보다도 싸우고 싶은 심경”이라면서도 “국가 안보, 미래 먹거리, 나라 재정을 책임지는 상임위 역시 민주당 손아귀에서 그들 입맛대로 주물러진다면 그 피해 고스란히 국민께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애초부터 여야 간 대화, 협치, 국회 정상화에는 관심도 없었으며 협상하는 척 쇼만 반복해왔다”며 “마지막까지 인내심을 갖고 여야 간 협치를 위해 수십 차례 거듭 제안한 우리 당의 양보와 협상 안도 민주당은 매번 단칼에 걷어찼다”고 했다.

그는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의 삶을 대변하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고전 분투하고 있다”며 “하지만 총선 참패의 결과 190여 석의 거대 야당과 108석의 소수 여당 구도가 확정되면서부터 엄혹한 정치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도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직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원내대표가 원 구성 협상 책임을 지고 사퇴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국민의힘 상임위 보이콧은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0일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고 법제사법, 운영,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등 주요 상임위를 포함한 상임위원장 11자리를 자당 의원들로 선출했다. 이후 나머지 상임위원장 7자리를 여당 몫으로 남겨두면서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강제로 상임위원장 18자리를 독식하겠다고 밝혀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대국민 입장 발표를 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 직 사의를 표명했다. 이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