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나경원(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후보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19일 마지막 방송 토론회에서 고성(高聲)을 주고받으며 공방을 벌였다. 특히 나경원·한동훈 후보는 ‘공소(公訴) 취소 부탁’ 문제를 놓고 얼굴을 붉힐 정도로 설전을 벌였다. 한 후보가 지난 17일 방송 토론회에서 법무부 장관 시절 나 후보가 패스트 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가 하루 만에 “신중치 못했다”며 사과했지만 또 다시 충돌한 것이다.

패스트 트랙 사건은 2019년 민주당이 공수처법 등을 신속 처리 안건(패스트 트랙)으로 지정해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벌어진 물리적 충돌로 여야 의원이 무더기로 기소된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 후보는 이날 나 후보에게 “개인 차원에서 저한테 (공소 취소를) 부탁하신 거였지 않았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나 후보는 격앙된 목소리로 “똑바로 말하세요. 제 것만 빼달라고 했습니까?”라고 했다. 한 후보가 “네”라고 하자 “이게 개인 비리냐. 저를 이렇게 모욕할 수 있느냐”며 “전직 원내대표로서 27명의 의원·보좌진을 대표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후보는 “그렇지 않았잖아요. 제가 구체적으로 말씀 안 드리지만”이라며 “법무부 장관이 정파적 이유로 움직인다는 오해를 받으면 공정의 기초가 무너진다”고 했다. 이후 나 후보는 페이스북에 “매우 악의적인,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한 후보는 우리 당의 대표는커녕 당원 자격도 없다”는 글을 올렸다.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가 내덕남탓(잘한 것은 내 덕, 못한 것은 남 탓)이 너무 굳어져 있는 것 같다”며 “한 후보가 (4·10 총선) 유세 당시 ‘정부가 잘못한 것이지. 제 잘못은 아니잖아요’라고 했는데, 이 정부에서 법무 장관을 하지 않았느냐. 오로지 대통령 탓이냐”라고 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가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의 탈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장했다면서 “어떻게 세 번째(윤석열 대통령)는 안 그러겠다고 장담할 수 있는지 답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