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시 포야르 체코 국가안보보좌관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체코로서는 한국과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 최종 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 등의 두코바니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항의하는 상황에서 체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계약 체결 의지를 거듭 밝힌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체코 측의 방침은 흔들림 없다는 얘기”라고 했다.
포야르 보좌관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윤 대통령을 예방했다. 포야르 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체코 정부는 원전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 투자, 방산, 교통, 연구·개발 등에 걸쳐 한국과 전면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며 “페트르 피알라 총리 초청에 따른 윤 대통령의 체코 방문이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포야르 보좌관은 이달 예정된 윤 대통령의 체코 방문 실무 준비를 위해 방한했다.
윤 대통령은 “체코 원전 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며 “이달 예정된 체코 방문을 통해 2015년 수립한 한·체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는 구체적 성과를 거둘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인권, 법치 등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7월 24조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미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이 원천 기술을 도용했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체코 반독점 사무소에 제출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체코가 한국에서 원전을 도입하면 미국 기술을 불법으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체코와 미국에서 창출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 일자리 수만 개를 한국으로 보내게 된다”며 “그 일자리에는 웨스팅하우스의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일자리 1만5000개도 포함된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 정부는 아직 웨스팅하우스의 문제 제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분위기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