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팬덤인 개딸들이 우원식 국회의장을 맹비난하고 있다. 쌍특검(해병대원 특검법·김건희 특검법)과 지역화폐법 본회의 상정을 추석 이후로 미룬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문자 폭탄 보내는 것이다. 이들은 “알량한 협치 운운하는 선비질이냐”는 식의 문자를 보낸 뒤 강성 팬덤 커뮤니티에 인증하고 있다.

12일 이 대표 팬사이트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우원식, 박병석과 김진표와 뭐가 다른가” 등의 글이 올라왔다. 우원식 의장이 전날 이들 법안 처리를 추석 이후로 미룬 것에 대해 비난하는 글들이다. 이 글의 게시자는 “지금 나라꼴이 엉망인데 이 상황에 협치를 주장하는가”라며 “여당 도우미 노릇하며 선비인 척하는 우원식의 행동은 박병석, 김진표와 뭐가 다른가”라고 했다. 개딸들은 21대 국회 의장이었던 박병석·김진표 의장이 여야 합의를 통해 쟁점 법안을 처리하도록 유도한 걸 ‘해당 행위’라고 비판해왔다.

우 의장에게 보낸 항의 문자를 인증하기도 했다. 글쓴이는 “김건희-채해병 특검법과 지역화폐법을 상정 안 하는 이유가 윤석열 정권의 방향대로 실천하기 위한 일인가”라고 했다.

민주당원 게시판인 ‘블루웨이브’ 등 커뮤니티에도 우 의장을 규탄하는 ‘항의 문자’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다른 당원들은 우 의장에게 “이 시국(윤석열 정권과의 대치 정국)에 협치를 운운하나” “민주당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 속도에 맞춰야 한다” “추석 밥상 화두에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발로 걷어차면 안 된다” 등의 항의 내용을 휴대전화나 SNS 메시지로 보냈다고 전했다.

일부 당원들은 우 의장에게 ‘의장직 사퇴’까지 촉구하기도 했다. 한 당원은 “우 의장은 추석 밥상에서 김건희 여사가 잘근잘근 씹힐까 봐 심기 경호를 하고 있나”라고 했다. 다른 당원은 “윤석열 정권의 사쿠라(변절자 은어)”냐며 “추미애 의원이 국회의장이 됐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5월 우 의장이 추미애 의원을 꺾고 의장직 후보에 당선됐을 때 민주당 내부에 일었던 후폭풍이 재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시 민주당원들은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을 업었다고 평가받았던 추 의원 대신 우 의장이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서 이기자, 당원 게시판을 통해 항의를 쏟아내기도 했다. 특히 일각에선 ‘민주당 탈당 릴레이’도 함께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