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12일 의정(醫政) 갈등 해법과 관련해 정부에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자”고 했다. 의사 출신인 안 의원은 올해 2월부터 의정 갈등 해결 방안으로 ‘의대 증원 유예’안을 제시해 왔다. 지난 9일부터 대학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돼,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유예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지만 유예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 전공의, 의대생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선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공론의 장을 열어야 한다”며 “의대 증원을 전제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과학적으로 증원 규모를 정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그는 “국정 최고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님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미 대학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 것과 관련해서는 “2025년도 의대 증원을 그대로 두면 의료 붕괴를 막을 수 없고, 1년간 유예하면 수험생 피해가 막대하다”며 “안타깝지만 ‘의료 붕괴’와 ‘수험생 피해’를 따져보고 커다란 두 가지 손해 중 하나를 택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죽고 사는 문제인 ‘의료 시스템 붕괴’부터 막아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돌아오기는커녕 더 멀어질 뿐”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코로나가 유행했던 2020년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아내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와 함께 진료 봉사를 하면서 “의사 출신 정치인의 모범적 모습”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의정 갈등 사태와 관련해 그가 내놓는 해법을 두고는 의사 직역(職域)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안 의원 주장과 관련해 “정부의 의료 개혁 정책을 무력화하고 의사들의 손만 들어주는 것”이라며 “직역을 떠나 정치인으로서 국가 정책 수립에 기여해주면 참으로 고맙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전공의나 의사들이 2025년도 (의대) 증원을 전면 백지화하자고 하는데, 그건 어렵다고 본다”며 “그렇게 하면 (이미 입시 요강에 맞춰 원서를 제출한) 수험생이 소송을 제기할 것이고, 정부는 질 게 뻔하다. 내년 정원을 지금 건드리는 것은 무리하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