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석 민심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과 해병대원 특검법, 지역화폐법 개정안을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국회 대기령’을 내리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비롯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야당의 법안 일방 처리와 여당의 필리버스터 맞대응 등 강대강 대치 전선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은 견고한 정권 교체 민심을 바탕으로 (추석) 연휴 직후부터 지역화폐법과 해병대원·김건희 특검법 등을 처리하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요구를 거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길로 들어가는 것인지 깊이 살펴보길 바란다”고 했다. 지역화폐법은 지방자치단체가 정부에 지역화폐 예산을 요청하면 이를 예산안에 반영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외에도 인사·공천 개입 의혹, 명품 가방 수수 등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해병대원 특검법은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야당에서 이를 2명으로 추리고, 그 가운데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의 법안 처리 방침과 관련해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아직 19일 본회의에 이 법안들을 상정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우원식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지난 12일 본회의 상정 요구를 한 차례 거부한 터라 19일 상정 요구까지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도 19일 본회의 상정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부터 소속 의원 전원에게 ‘19일 국회 경내 대기령’을 내렸다. 국민의힘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의 법안 처리 방침과 관련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겨달라는 추석 민심을 거스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추석 연휴 이후 대여(對與) 강공을 예고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추석 민심은 국민 분노가 임계점에 달해 심리적 정권 교체가 시작된 초입 국면”이라며 “총체적 정권 실정의 토양에 의료 대란이 기름을 붓고, 윤 대통령의 응급실 발언이 불을 지르고, 김 여사의 시찰이 화약을 던진 정권 교체 심리는 국민적 대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늦더위에 지친 국민은 끝없는 정쟁과 야당의 발목 잡기에 더욱 좌절하고 있다”며 “특검, 계엄, 탄핵의 무한 반복은 민심의 길과 반대로 내달리는 것임을 경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