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일자리 격차 해소 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16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된 데 대해 자신이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던 시절 한국문학번역원을 출범시킨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통합위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일자리 격차 해소 특별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노동 분야 학계·연구계 인사와 현장 전문가 등 14인으로 이뤄진 특위를 출범시켰다. 국민통합위는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작은 기업, 비정규직, 무노조 근로자들은 유사한 업종에서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임금과 근로 조건, 불안정한 지위에 처해 있는 등 일자리 격차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특위를 통해 “임금·근로조건·안정성 등에서의 일자리 격차를 해소해 보다 활력 있는 노동시장 환경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위는 임금 격차 해소와 노동시장 유연성·이동성 제고, 노동 약자 보호 등의 분야에서 실행 가능한 정책 과제를 도출해내는 작업을 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특위 출범식 모두발언에서 “경제 양극화의 경우 소득 양극화는 개선된다고는 하지만 주요 국가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자산 양극화도 특정 지역 위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더욱 심화되는 등 전반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특히 소득 양극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나타나는 임금과 근로조건 등의 일자리 격차가 핵심 원인”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이미 많은 논의가 있어온 것도 현실이지만, 누구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과감하게 추진하지 못했던 과제들, 그러면서 미래 세대를 위해 언젠가는 반드시 실현돼야만 하는 과제들을 풀어나가는 데 국민통합위도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화제로 꺼냈다. 김 위원장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은 온 국민이 함께 기뻐할 만한 일”이라며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실 것인데 저는 남달리 더욱 그렇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제가 20여 년 전(2001년)에 문화관광부 장관을 하면서 한국문학번역원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출범시켰는데, 그때 문학번역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우리 사회에 그렇게 많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어서 “그전 해(2000년)에 김대중 대통령께서 노벨평화상을 받았는데, 문학도 노벨문학상을 받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한국문학번역원을 설립했다”며 “‘언젠가는 한국문학번역원의 노력이 합해져서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 기억이 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2000년 10월 18일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도록 한국 문학 번역 사업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국회의원 시절 후원금으로 받은 돈 2143만원을 ‘한국문학번역금고’에 기탁했었다.

김 위원장은 “그리고 실제로 20여 년이 지나 이런 결과가 나오니 참으로 기쁘다”며 “어떤 일들은 당장에는 아무 효과가 없는 것 같다가도 10년, 20년, 30년이 지나면서 ‘아, 그 일이 꼭 필요했던 일이구나’라고 생각되는 일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국민통합위가 하는 일들이 대체로 그렇다”며 “일자리 격차 해소 특위도 다르지 않다. 이 특위에서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그 성과가 당장에는 빛나기 어려울 것이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그때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이런 변화가 있기 시작했구나’라고 평가받는다면 우리가 다 같이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