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을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마크 루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무모한 군사적 밀착’으로 규정하며 “우리 정부는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교장관도 접견하고 국제 사회 차원의 북한군 파병 대응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루터 사무총장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그동안 러시아에 대규모의 살상무기를 지원해 온 것을 넘어 정예 병력을 보내기에 이르렀다”며 “최근 우리 정보 당국이 북한 특수부대 1500여 명이 러시아에 파병되어 적응 훈련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러·북의 무모한 군사적 밀착이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러시아와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에 따른 단계별 조치를 적극 취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나토 및 나토 회원국들과 실질적인 대응 조치를 함께 모색해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루터 사무총장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국제법과 유엔 안보리 결의 정면 위배 행위로 평가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루터 사무총장은 “나토는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러·북 군사협력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적극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상세한 정보 공유를 위해 나토에 한국 정부 대표단 파견을 요청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루터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민감 기술 이전 가능성을 비롯한 러·북 간 불법 협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실효적 공동 대응을 검토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라미 영국 외교장관과도 북한의 러시아 파병 정보를 공유했다. 라미 장관은 “위조 여권까지 제공하면서 북한의 파병을 끌어들이는 러시아의 무모한 불법행위가 유럽과 한국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영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적극 협력할 것이며,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들을 적극 강구해 나가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