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측은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한 직후 브리핑에서 “오늘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국민의힘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7시 25분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직접 구술로 전한 내용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1시간 20분여에 걸친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친 후 국회를 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비서실장은 “(한 대표 구술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앞서 밝혔던 3가지 방안도 말씀드렸다”며 “즉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사항 등에 대한 설명 및 해소”라고 했다. 이어 “특별감찰관 임명의 진행 필요성과 여야의정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말씀드렸다”고도 했다.

한 대표의 구술 내용을 읽어 내려간 이후, 박 비서실장은 한 대표 요구 사항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선 모두 함구했다. 박 비서실장은 “제가 대통령의 답변이나 반응을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며 “(제가) 회동에 배석하지 않았고 한 대표에게 구술 내용을 전달받은 것이라 질문에 답변을 드릴 수가 없다”고 했다.

박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 요구 사항에 대해 공감대를 가졌다거나 받아들인 게 있었느냐는 질문에 “용산(대통령실)에 확인해보라”고도 했다. 박 비서실장은 한 대표가 회동을 마친 뒤 어떤 표정이었느냐는 질문에 “해가 다 진 상황이라 표정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사실상 한 대표가 구술로 전했다는 내용 외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54분부터 6시 15분까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잔디 마당(파인그라스)에서 면담했다. 애초 이날 면담은 오후 4시 30분부터 시작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윤 대통령이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전화 통화 등 긴급한 외교 일정을 소화하느라 다소 지연됐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날 면담은 한 대표가 지난달 22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 별도의 독대(獨對)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대통령실에 요청한 지 한 달 만에 열렸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한 대표의 만남 요청을 수용했다. 다만 이날 회동에는 두 사람 외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두 사람의 면담은 지난 7월 30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당시 정 비서실장이 배석한 채로 약 1시간 30분 동안 비공개 면담했었다. 지난 7월 24일과 지난달 24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이 있었지만, 두 자리에서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따로 만나 현안을 논의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