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곽(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이사가 작년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뉴스1

가맹점 갑질 의혹을 받는 피터 곽(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불성실한 답변 태도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아디다스코리아는 2022년 1월 사업을 개편하면서 가맹점주들에게 일방적 가맹 계약 종료를 통보해 논란이 됐다. 계약을 종료 당한 가맹점주들은 아디다스 전국점주협의회를 구성하고 온라인 판매권 박탈 및 과도한 손해배상 의무 등 아디다스코리아의 갑질을 호소했다. 곽 대표와 김정중 아디다스 전국점주협의회 회장은 이 문제로 2년 연속 정무위 국감에 나왔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2022년 아디다스코리아가 ‘퓨처파트너’ 정책 발표 후 전국 120곳 넘는 대리점 중 19곳만 남기고 나머지는 폐쇄하고 본사가 직접 판매하게 됐다”며 “80명 넘는 대리점주와 계약갱신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곽 대표에게 “지난 1년 점주들과 문제 해결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셨냐”고 물었다.

곽 대표는 지난해와 달리 영어로 말하고, 통역을 통해 답변을 전달했다. 신 의원은 “이게 뭐 하는 건가. 작년에 한국말로 다 답변하셨다”며 “작년에 한국말 하던 분이 올해는 한국말을 못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곽 대표는 “작년 국감에서 제가 제대로 답변을 잘 드리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한 부분이 있다”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 한국어로 인해서 위증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중대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올해는 통역을 통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영어로 말했다.

김정중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장(왼쪽)이 작년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 신발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이사. /뉴스1

김정중 점주협의회장은 곽 대표를 두고 “전략 발표 때 한국어로 저희에게 PT를 했었다. 한 번도 영어를 쓴 적이 없었는데, 오늘 처음 본다”고 했다. 또 “제가 작년 이 자리에서 아디다스코리아의 갑질 사례를 증언했지만 본사로부터 연락 한번 없었다”며 “많은 점주가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폐업했고, 그중 일부는 파산했다”고 했다.

곽 대표의 영어 사용뿐만 아니라 국감장에서 보인 태도도 지적 대상이 됐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곽 대표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다”며 “(곽 대표 출신인) 캐나다와 우리 문화가 얼마나 다른지는 모르지만, 아마 캐나다 국회에서 저딴 식으로 주머니에 손 넣고 건들건들(한 태도로) 증인 나오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여당 간사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신 의원이 질의하는데 곽 증인이 메모하는 장면이 있었다. 충분히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데도 국정감사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짙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국회 모욕죄 또는 국회 위증죄를 비롯해 이 부분은 특별한 조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정무위 야당 간사를 맡은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굳이 통역을 붙여서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뭘지 저도 고민을 해봤다”며 “강민국 의원이 말씀하신 것처럼 여야 간사가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질의와 답변을 지켜보던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공정거래위원장께서 좀 더 각별하게 챙겨서 한 번 조사하라. 짧은 시간 안에 특별 조사를 해서 조치가 돼야 할 것 같다”며 “작년 국감에서도 나온 문제인데 제대로 조치가 안 돼 오늘 이렇게 된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유념해 살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