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2일 “기후 악당 국가라는 오명을 벗겠다”며 “2040년까지 석탄 발전을 폐쇄하겠다”고 했다. 2050년 탈(脫)석탄을 천명한 문재인 정부보다 목표 시점을 10년 앞당긴 것이다. 그러나 과거 문재인 정부와는 다르게 원전의 비중은 낮추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이날 지구의 날을 맞아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2035년 이후 로드맵도 빠르게 재정립하겠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여야 한다. 2021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산업 현장 현실을 외면하고 국제사회에 이 같은 목표치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 측은 문재인 정부와 다른 방식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문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으로 원전 비중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인 반면, 이 후보는 원전 비중을 줄이는 데 부정적이다. 오히려 지난 대선 때 공약한 ‘감원전’(수명 다한 원전 종료)을 넘어, 수명 다한 원전도 연장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방향과 유사하다.
캠프 관계자는 “에너지믹스(전체 에너지 발전량에서 원자력, 신재생, 화력 비중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여러 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많은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AI(인공지능) 분야 성장과 탈원전이 공존하긴 힘들다”고 했다. 이 후보가 최근 AI를 주력 정책으로 밀고 있는데 탈원전을 주장하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경우에 따라 원전 발전의 비중은 지금보다도 높아질 수 있다.
석탄 발전은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 후보는 “2040년까지 석탄 발전을 폐쇄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로 미세 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일본, 중국 등 주변국과 미세 먼지 저감을 위해 협력하겠다”고도 했다.
또 국가 차원의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도 공약했다. 그는 “알맹이만 팔아서 쓰레기를 줄이는 ‘알맹상점’처럼 국민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순환 경제 거점 인프라를 지원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을 전략 육성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