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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9일, 쫌아는 기자들 1호는 강남의 교보생명빌딩에서 김용현 창업자와 ’1500만명의 이용자(MAU)를 넘어선 당근마켓’의 비즈니스 모델과 그의 스토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뉴스레터 [스타트업]의 시즌2 첫 인터뷰가 당근이었거든요.
그때, “당근마켓은 정말 카카오 초창기 모습과 닮았어요”라고 말한건, 옆에 있던 이기연 홍보팀장입니다. 당근마켓의 김용현-김재현 공동창업자는 둘 다 카카오 출신이고, 이 팀장도 그렇습니다.
뭐가 닯았을까. 옆 회의실에선 슬리퍼를 신은 직원이 다리를 꼰 채, 서너명의 동료 앞에서 무엇인가 심각하게 이야기하고 있었고, 김용현 대표는 반바지 차림이었죠.
“다들 점심 시간이든 쉴 때든 삼삼오오 모이면, 당근 그만두고 뭘 창업할지를 이야기해요. 보통 회사면 경영진이 알면 깜짝 놀랄 일이지 않나요. 하지만 당근은 달라요. 이런 분위기 좋아해요. 카카오 초창기가 그랬거든요.” (이기연 홍보팀장)
[스타트업 창업자의 카카오 기원설] 찾기는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유독 카카오 출신의 창업자가 많습니다. 네이버와 비교해도 그렇고,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네오위즈 등과 비교해도요.
김용현 대표는 “이해진, 김범수 두 분 다 존경합니다. 이해진 의장님은 완전히 고객 관점이시고, 김 의장님은 사업 감각이 참 좋아요”라고 합니다. ‘카카오 기원설’에 대한 대답입니다.
“예컨대 김범수 의장과 많은 회의를 했는데, 그때마다 그는 ‘모바일에서 콘텐츠 서비스가 되지 않겠나. 한 페이지짜리로 넘기는게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고, 당시 카카오 멤버들은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어요. 김 의장이 말하면 모두 반대했고, 아무도 안했죠. 왜냐면 안 될 것 같으니까. 근데 당시 김 의장의 콘셉트는 현재 카카오페이지죠.”
존경이 묻어나는 김용현 대표의 설명에 쫌아는기자들 1호는 놀랐습니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의 주장에 멤버들이 단칼에 ‘노(No)’할 수 있었던 카카오의 초창기 문화 말입니다.
“IT는 20대가 잘하고, 40대보다 뛰어날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존댓말과 수평문화, 이런게 카카오 출신의 창업자가 많은 이유 아닐까요.”(김용현 대표)
하지만 김 대표의 설명만으론 뭔가 2% 부족합니다. [카카오 기원설] 찾기, 그때 어메이즈VR코리아의 채용 공고를 발견했어요. ‘넥스트 카카오’를 꿈꾼다는 내용입니다.
어메이즈VR의 이승준 대표는 2012년 카카오에 조인했고, 김범수 의장의 옆을 지킨 전략팀장 출신입니다.
어메이즈VR은 당근 못지 않은 잠재력의 스타트업이죠. 벌써 6년 전에 가상현실(VR)의 세계 1등을 목표로 창업한 곳입니다. 이제야 페이스북에서 퀘스트2라는 제대로된 VR기기가 등장했으니까요. 이 창업자는 “2~3주 뒤면 창업 6주년”이라며 “세상 사람들 모두가 VR 헤드셋을 쓰는 시대가 온다고 믿고, 꾸준히 준비해온 과정이었다”고 말합니다.
카카오 기원설을 묻자, 이 창업자는 “카카오 초창기 멤버, 그러니까 100번대에서 사번 600~700번 정도까지는 분명 문화가 달랐다”고 합니다.
“저는 베인앤컴퍼니에서 카카오로 이직했는데, 당시 주변에서 다들 말렸어요. 카톡도 아직 초기였고, 당시엔 지금과 달리 스타트업이 투자받기도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런 반대에도 ‘리스크 테이킹’을 했죠. 말하자면 그때 조인한 친구들은 저처럼 모두 위험을 받아들인 사람들인 셈이죠. 여기에 운이 좋아, 상장했고, ‘직장인이 벌기 힘든 돈을 번 경험’도 했죠. ‘나도 스타트업 도전해볼까’라는 동기가 있던거죠”
이 대표는 “대략 사번 700번 미만의 이야기인 것 같고, 지금의 카카오는 다를 것 같다”고 합니다. 상장사인 카카오에 입사한 직원들은 회사란 조직에 기대하는 바가 당시와는 다를 것 같다는 겁니다.
“브라이언(김범수 의장의 영어이름)요. 매일 봤던 보스였죠. 소탈하죠. 무엇보다 많이 배운 대목은 ‘자신의 생각이 옳지 않을 수 있다’는 자세였어요. 저에겐 큰 영향이었어요. ‘또 다른 세대를 열 수 있는 자세’인거죠.”
가상현실이라는 또다른 세대의 문을 여는데 도전하는 어메이즈VR, 이승준 창업자의 설명입니다. 그래도 [카카오 기원설] 궁금증 2%가 남습니다.
김성용 남의집 창업자는 직설적인 답을 줍니다. 남의집은 취향이 맞는 사람들을 찾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스타트업입니다. 예컨대 ‘유언장 쓰기’라는 주제방을 만들고, 모임 장소와 시간을 내면, 지원자들이 참여하는 식입니다. 철저한 ‘오프라인’ 방식입니다. 남의집 프로젝트라고 하면, 나름 이 바닥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알더군요. 아직 엄청난 돈을 벌거나, 투자 유치는 안했지만, 진짜 스타트업의 느낌이 나는 스타트업이라고 할까요. 남의집의 김 창업자도 ‘사번 100~700번의 카카오 초창기 멤버’입니다.
“너희들 카카오때 경험으로 창업해봐라고, 김범수 의장이 계속 말을 걸었어요. 그리고 카카오는 특이하게도 당시 계속해서 주변 스타트업을 인수했고, 그때마다 동년배의 친구들이 자기껄 팔고 엑싯해서 카카오의 동료로 들어왔어요.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을 주변에서 계속 봤고, 동료로 함께 일하다보니까, ‘이거 나도 할 수 있겠다’는게 그냥 피부로 와닿습니다.”
김성용 대표는 “밥 먹을때 동료에게 ‘이런게 해볼까’ 말하고, 해커톤 같은 행사하면, 동료들과 ‘창업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청소연구소를 운영하는 생활연구소의 연현주 대표, Vito를 하는 리턴제로의 이참솔 대표, 안전가옥의 김홍익 대표, 아내의 식탁을 하는 컬처히어로의 양준규 대표, 운칠기삼의 심경진 대표, 타임트리의 박차진 대표... 셀수 없는 도전자가 카카오에서 나왔습니다. 이미 창업-엑싯까지 끝낸 호갱노노와 같은 스타트업 창업자도 있고요.
쫌아는기자들은 세상 모든 스타트업을 응원합니다. 카카오의 창업자 DNA에 존경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