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 국산 고체로켓 엔진시험 성공 등과 관련해 소형·초소형 군사용 위성들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국산 고체로켓 엔진시험 성공으로 초소형 정찰위성 대량 발사 가능
청와대와 국방부는 지난15일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지난 7월 29일 우주발사체용 고체 추진기관 연소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는데요, 고체 추진기관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엔진(로켓)을 말합니다. 이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미사일 지침이 해제되면서 발사체의 사거리와 중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고체 로켓엔진 개발이 가능해진 결과라고도 볼 수 있겠지요.
군과 정부는 앞으로 이 발사체를 이용해 대북 정찰용 소형·초소형 위성 등을 우주 저궤도로 쏘아 올릴 계획입니다. 보통 무게 500kg 이하를 소형위성, 100kg 이하를 초소형위성으로 분류하는데요, 군 당국은 민간에도 관련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어서 민간 분야 소형위성 발사도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그러면 정부와 군 당국은 왜 소형·초소형 위성에 주목하며 이들을 대북 정찰용 등으로 활용하려는 걸까요? 국산 초소형 정찰위성이 언론의 주목을 처음으로 받은 것은 지난해 8월 ADD 창설 50주년 기념 합동시연 및 전시행사에서였습니다. 당시 초소형 SAR (영상 레이더) 정찰위성이 처음으로 공개됐는데요, 가로 3m, 세로 70㎝ 크기의 직사각형 형태였습니다.
◇지난해 첫 공개된 국산 초소형 영상 레이더 위성
앞면에는 레이더를 달고 뒷면에 태양전지판이 동전의 앞뒷면처럼 장착된 구조인데요, ADD는 이 위성체의 무게를 66㎏ 이하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일반 정찰위성 무게는 500㎏~1t 이상이었지요. 해상도는 1m급으로 주·야간, 악천후에 상관없이 510㎞ 상공에서 지상 1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성능입니다.
과거 정찰위성은 보통 해상도 높은 전자광학(EO) 카메라로 적 지역을 감시정찰하는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전자광학 카메라는 구름이 끼거나 악천후엔 이를 뚫고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요.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 SAR 위성입니다. SAR 위성은 레이더 전파를 쏴 구름을 뚫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전천후 위성입니다. 사진의 선명도는 전자광학 위성보다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지만요. 국산 초소형 SAR 정찰위성 개발에는 2023년11월까지 4년간 총 198억원이 투입되는데요,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한화시스템, 중형 위성 전문업체인 세트렉아이, 위성 전문 중소기업인 솔탑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군 당국은 이미 1조2200여억원의 예산으로 대형 정찰위성 5기를 오는 2022~2024년 도입하는 425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전작권(전시 작전통제권) 한국군 전환에 대비해 한국군 감시정찰 능력 강화를 위한 ‘간판 사업’인데요, 425위성은 SAR 위성 4기와 전자광학 위성 1기로 구성돼 주야간 전천후 북한 감시가 가능합니다. 미제 장거리 고고도 전략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 4기도 지난해 도입해 실전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글로벌 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가동해 지상 30㎝ 크기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지요.
◇초소형 위성, 30분의 1 가격으로 대북 감시 사각시간 대폭 단축 가능
이렇게 대형 정찰위성과 글로벌호크 등 다양한 항공 정찰수단이 있음에도 초소형 정찰위성을 도입하려는 것은 지구 곡면에 따른 사각지대와, 대형 정찰위성의 사각시간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주한미군 U-2나 글로벌호크 같은 정찰기와 무인기들은 지구 곡면과 카메라 특성에 따른 사각지대가 생기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정찰위성은 그런 제한 없이 전천후로 북한을 감시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정찰위성도 북한 상공을 한번 통과할 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이 3~4분에 불과해 너무 짧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425사업을 통한 대형 정찰위성들의 성능은 뛰어나지만 숫자가 5기에 불과해 공백시간이 2시간여에 달한다는 중대한 약점이 있습니다. 그만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을 감시하는 데 사각시간,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이에 따라 북한을 24시간 공백 없이 감시하려면 대형 정찰위성보다 값이 매우 싸 훨씬 많은 규모로 운용할 수 있는 소형 또는 초소형 정찰위성이 필요한 것입니다. ADD가 지난해에 공개한 초소형 SAR 위성의 1기당 양산가격은 70억~8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25 위성 1기 가격(2400억원)으로 30여기의 초소형 SAR 위성을 만들 수 있는 셈입니다. 초소형 SAR 위성의 경우 32기를 띄우면 30분 간격으로 북한지역을 정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초소형 위성은 가격이 싼 만큼 대형위성에 비해 해상도가 떨어지고 수명도 짧은 등 단점들도 적지 않지요.
◇초소형 위성 1m급 해상도 실효성 논란
전문가들은 초소형 정찰위성 도입 추진이 긍정적인 측면이 많지만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우선 이들 위성의 해상도는 1m로 알려져 있는데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선명하게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한 전문가는 “시행착오 리스크를 줄이려면 이들 위성을 본격 도입하기 전에 시험 위성을 우주 공간에 띄워 해상도 등을 확인하고 문제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 우주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숙제입니다. 미국 ‘카펠라’, 핀란드 ‘아이스아이’ 등은 이미 해상도 50㎝~1m급인 초소형 SAR 위성을 띄워 상업용 사진을 판매하고 있고, 일본도 민간 주도로 초소형 SAR 위성을 속속 띄우고 있는 실정입니다.
◇소재비용 절감으로 우주 발사체 비용도 낮춰야
위성발사체 비용(가격)을 낮추는 것도 중요한 숙제인데요, 세계 우주발사체 시장은 스페이스X 가 발사비용을 기존의 절반 이하로 낮춰 뛰어들면서 크게 요동치고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사일 지침 해제에 따라 고체로켓 우주발사체를 마음대로 개발할 수 있게 됐지만 소재비용 절감 등을 통해 발사체 비용을 낮춰야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