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북한이 지난 1일 공개한 신형 대공미사일이 이스라엘제 대공(요격) 미사일을 빼닮아 많은 궁금증을 낳고 있는 것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북한 무기들에 중국.러시아제 닮은 꼴이 많은 이유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일 “국방과학원은 9월 30일 새로 개발한 반항공(反航空·지대공)미사일의 종합적 전투성능과 함께 발사대, 탐지기(레이더), 전투종합 지휘차의 운용 실용성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는데요, 북한이 공개한 시험발사 장면 사진을 보면 신형 지대공 미사일은 1·2단 분리형으로 1단으로만 돼있는 ‘북한판 S-300′ KN-06 ‘번개’ 지대공 미사일과 확연히 다른 형태입니다.
북한이 ‘쌍타 조종기술’이라고 표현한 상단 및 하단의 조종 날개로 미사일 기동성을 강화, 신형 전투기 격추능력을 강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사일 이동식 발사차량은 지난해 10월과 지난 1월 열병식에 처음으로 등장했던 것인데요, 차량당 원통형 발사관 4개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이 이동식 발사차량과 발사관은 러시아 S-400과 유사한 형태입니다. 최대 사거리는 200~300㎞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미사일의 외형이 화제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공미사일을 포함해 북한의 무기들은 러시아나 중국제를 닮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비롯한 탄도미사일과 대함미사일은 구소련이나 러시아 것을, 방사포(다연장로켓)는 중국 것을 닮은 경우가 많았지요.
◇이스라엘 ‘데이비드 슬링’ 요격미사일 빼닮은 북 신형 미사일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상당수의 소련 과학기술자들이 무기 설계도를 갖고 북한으로 넘어갔었고, 2000년대 들어서도 중·러로부터 비공식적으로 기술지원을 받은 경우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이 최근 시험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은 중국 DF-17 극초음속 미사일을 닮았습니다. 물론 미국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빼닮은 장거리 순항미사일처럼 미국제나 우리 무기를 닮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신형 대공미사일은 러시아나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나 미국 등에서도 비슷한 미사일을 찾기 어렵습니다. 엉뚱하게도 이스라엘제 대공미사일을 많이 닮았는데요, 이스라엘 신형 중장거리 대공 미사일인 ‘데이비드 슬링’(David’s Sling)이 그 주인공입니다. 다윗의 돌팔매라는 의미인데요, 유명한 다윗과 골리앗의 일화에서 따온 이름이지요.
단거리 요격미사일인 ‘아이언 돔’과 장거리 요격미사일인 애로우 미사일 사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스라엘 라파엘사과 미 레이시온사가 공동 개발해 2017년 이후 배치중입니다. 최대 사거리는 300㎞로 항공기 격추용이지만 로켓과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 슬링은 북 신형 대공미사일처럼 아래에 부스터가 달려있고 상단 및 하단 조종날개가 붙어 있지요.
◇이스라엘제 닮은 북 신형 미사일 개발경위 오리무중
그러면 북한이 어떻게 이스라엘 최신 대공미사일을 닮은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었을까요? 일각에선 지난 2018년 시리아 내전에 개입했던 러시아가 시리아 영토에 멀쩡하게 낙하한 데이비드 슬링 미사일 1발을 노획한 것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을 합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시리아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2발의 데이비드 슬링을 발사했는데 그중 한 발이 자폭 신호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시리아쪽에 추락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중국 언론이 보도한 것이어서 신뢰성에 한계가 있고요, 설사 러시아가 데이비드 슬링 1발을 노획했더라도 이를 북한에 실제로 줬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러면 남는 가능성은 해킹인데요, 이스라엘은 사이버 강국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방호능력을 자랑하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뉴스레터 제목에 ‘미스터리’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북 신형 미사일, 한미 조기경보기, 정찰기 등에 위협
과정이야 어찌됐든 북 신형 대공미사일은 우리 군 항공기들에게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할 것입니다. 200~300㎞ 이상의 사거리면 DMZ(비무장지대) 인근이나 비교적 멀리 떨어져서 작전하는 U-2 정찰기 등 정찰기와 E-737 조기경보기, 초계비행하는 F-35와 F-15K 등 전투기들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금도 최대 사거리 250㎞인 SA-5를 전방지역에 배치해 놨는데 이 SA-5 때문에 우리 전투기 초계비행 등이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 한미 양국군을 괴롭힐 신무기들을 속속 선보일 것이라는 점입니다. 김정은은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위력한 새 무기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진화하는 ‘창의적 위협’에 우리 군은 “한미 연합자산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군 당국은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