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2022년3월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2022년 대한민국 학군장교(ROTC) 통합 임관식에서 주요 인사와 신임 장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녕하세요. 최근 ROTC(학군사관후보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육군이 후보생 원서접수 기간을 한달 연장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오늘은 ROTC 등 초급간부 경쟁률 저하와 대책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올해 ROTC 지원자 줄어 모집기간 한달 연장

충북 괴산에 있는 육군학생군사학교는 지난달 “학군사관 63·64기 신청 기간을 4월8일에서 5월6일로 한달 연장한다”고 밝혔는데요, 학교 관계자는 “작년보다 지원자가 줄어 접수기간을 연장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올해 지원자는 지난해에 비해 20∼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ROTC 모집은 권역별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일부 권역은 모집 인원에 미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학교측은 그 원인에 대해 코로나 19에 따른 대면 홍보 제한을 꼽았다는데요, 그보다는 점차 시들해지고 있는 ROTC 인기를 가장 큰 원인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한때 ROTC는 취업시장에서 많은 혜택을 받으며 높은 경쟁률을 자랑했지만 7,8년 전부터 해마다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2022년3월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2022년 학군장교 임관식에서 신임 장교들이 거수경례하고 있다. /육군 제공

2014년 6.1대 1이었던 ROTC 지원 경쟁률은 2015년 4.5대 1, 2016년 4.1대 1, 2017년 3.7대 1, 2018년 3.4대 1, 2019년 3.2대 1로 줄었고요, 2020년에는 2.7대 1, 지난해에는 2.6대 1까지 떨어지며 반토막이 났습니다. 임관을 하는 ROTC 숫자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요, 2018년 4111명이었던 학군사관 임관자 수는 2020년 3971명으로, 2022년에는 3561명까지 줄었습니다. 일부 명문대의 경우 정원미달 사태까지 종종 빚고 있다고 합니다.

◇초급 간부 70% 차지하는 ROTC 지원 경쟁률 지속 하락

ROTC는 1961년 창설된 이래 지난 2020년까지 58개기 20여만명이 임관했습니다.현재 119개 대학에 학군단이 설치돼 있고요, 지난 2020년 임관한 소위의 73%, 전방 경계 담당 초급장교의 70%가 ROTC입니다. 초급장교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ROTC 인기 하락은 군에 그만큼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ROTC 인기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긴 복무기간 문제가 꼽힙니다. 현재 ROTC 의무복무기간은 28개월인데요, 1968년 이후 54년간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병사 복무기간은 같은 기간 크게 줄어들었지요. 병사는 1968년 의무복무 기간이 ROTC보다 8개월이나 긴 36개월에 달했습니다.

2021년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열린 ‘21-2기 부사관 임관식’에 참석한 신임 부사관들이 ‘대한민국 육군’이라는 글씨와 태극기가 새겨진 마스크를 쓰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육군

그뒤 단계적으로 계속 줄어 2011년엔 21개월로 단축됐고, 지금은 18개월로 줄어든 상태입니다. 과거엔 병사들이 ROTC보다 8개월이나 더 군 복무를 했지만 이제는 거꾸로 10개월이나 복무기간이 짧아지게 된 것입니다. 마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ROTC 복무기간을 28개월에서 24개월로 4개월 단축하겠다는 공약을 한 상태입니다.

◇학사사관, 육군 부사관 인기도 떨어져

복무기간외에 병사보다 23배나 많았던 봉급과 대기업 등 취업에 유리했다는 점 등도 과거 ROTC 인기의 배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병사 월급이 67만원(병장 기준)에 달하게 됐고,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봉급+자산형성 프로그램(목돈 지급)’으로 월 200만 원까지 병장 봉급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입니다. ROTC뿐 아니라 학사사관후보생의 경우도 지원 경쟁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소위 임관 인원도 2000년대 초반까지는 전·후반기를 합쳐 1500~2000명 가량에 달했지만 지난해 6월엔 470여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군의 척추’ ‘군의 중추’로 불리는 육군 부사관도 극심한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경쟁률이 2018년 3.6대1, 2019년 3.5대1, 2020년 2.9대 1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부사관은 인구절벽에 따른 대규모 병력감축에 의한 전력손실을 막기 위해 지금보다 인원을 크게 늘릴 계획이어서 지원율 하락에 따른 걱정이 더 많습니다.

군내에선 특히 ‘병사 봉급 200만 지급’ 공약에 따라 병사 봉급이 초급간부에 육박하게 되면 계급사회 특성상 초급간부들의 불만을 초래할 수밖에 없고 간부 확보에도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장교.부사관 복무 장려금 2500만원씩 대폭 인상키로

다행히 어제 고무적인 소식 하나가 전해졌는데요, 윤석열 정부가 장교·부사관에 대한 단기복무 장려금을 1인당 2500만원씩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병 봉급 인상에 따른 초급간부 지원율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데요, 현재 장교는 600만원, 부사관은 500만원의 군 장려금을 각각 받고 있습니다. 이를 1인당 3000만원 수준까지 올려주겠다는 것인데요, 인수위가 추산한 소요 예산은 올해 기준 1781억원으로, 기존 편성된 예산(329억원)에 더해 추경으로 1452억원 확보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물론 장려금 대폭 인상만으로 모든 문제가 다 해소될 수는 없겠지만 긍정적인 노력이라고 봅니다. 윤석열 정부와 군 당국은 앞으로도 군의 중추인 초급간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