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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후 K-방산 수출이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지난해 방산 수출액은 173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K-방산 수출의 효자 종목이 몇 개 있는데요, 항공 무기 중엔 단연 FA-50 경공격기가 1등 공신입니다. 지난해 폴란드에 48대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2월엔 말레이시아와 18대 수출계약을 맺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런 FA-50에 종전 수출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장(場)이 서고 있다는데요, 바로 미국 시장입니다.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 FA-50 경공격기, 폴란드 이어 말레이시아 수출 성사
우선 말레이시아 수출에 대해 살펴보지요. KAI는 지난 2월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FA-50 18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는데요, 9억2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입니다. 동남아시장 수출 단일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였는데요, 말레이시아가 도입할 FA-50은 공중급유 기능과 AESA(위성배열) 레이더 등 성능이 개량된 형태로 초도 납품은 2026년 진행될 예정입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FA-50과 동일 기종으로 18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어서, 총 규모는 36대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번 입찰에는 FA-50을 비롯, 인도 테자스(Tejas), 파키스탄 JF-17, 러시아 MIG-35, 터키 휴르제트(Hurizet) 등 총 6개 기종이 참여했는데요, FA-50은 테자스와 막판 경합 끝에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폴란드 등 앞선 수출 실적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KAI가 동남아 시장에 국산 항공기를 수출한 것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에 이어 이번이 4번째인요, 그동안 KAI가 이들 세나라에 수출한 T-50 계열 및 KT-1 계열 항공기는 총 68대에 달합니다.
KAI는 “이번 말레이시아 1차 사업을 포함해 국산 항공기를 총 222대 수출했다”며 “말레이시아 2차 수출까지 성공할 경우 KAI가 전세계에 수출한 국산 항공기는 240대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수준이 된 것입니다.
◇ 500~700대에 달하는 미 해.공군 차기 훈련기 시장
이 같은 잇딴 수주에는 현정부 들어 민·관·군 원팀(One Team)을 구성해 적극 지원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고 합니다. 특히 KAI 등 방산업계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인 윤석열 대통령이 정상회담 등에서 적극적인 방산 세일즈에 나선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담에서 아세안 정상들과 만나 방산 협력을 논의했고, 말레이시아 정부에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고 하는군요.
우리 공군도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실사단이 방한했을 때 비행 훈련, 정비체계 등 운용 현황을 공유하고 평가 비행을 지원하며 국산 항공기 성능에 대한 신뢰성을 높였다고 합니다. 강구영 KAI 사장은 “이번 수출은 양국 정부 간 협력 강화에 따른 결실”이라며 “KAI는 FA-50의 성공적인 납품과 운용지원은 물론 방산 협력을 통한 장기적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폴란드와 UAE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고 하는군요.
이제 FA-50에게 다가서고 있는 큰 시장은 미국입니다. KAI는 지난해부터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미 정부는 해군 훈련기 노후화·가동률 급락 및 전술훈련 비용 급증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앞으로 2~3년 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 해·공군 훈련기 사업은 크게 3개인데요, 미 해군의 전술대체항공기(TSA) 및 신규훈련기(UJTS) 사업, 미 공군의 고등 전술훈련기(ATT) 사업 등으로 총규모는 500~700여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T-50 계열은 한미가 공동개발한 한미동맹의 상징적 산물
지난 2018년 미 공군 차기고등훈련기(APT) 사업에서 KAI와 록히드마틴의 T-50A(T-50의 미국 수출형)가 기대를 모았지만 안타깝게 탈락했고, 보잉사의 T-7이 선정됐었지요. 그런데 당시 예상을 크게 벗어난 싼 비용으로 ‘당첨’됐던 보잉 T-7은 이런저런 문제가 생겨 개발이 지연, 미 해군은 물론 공군도 제대로 훈련을 못하고 있어 미 해·공군 모두 신형 훈련기 도입이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대규모 물량이 요구되는 미국 시장에 FA-50의 진출이 성사될 경우 세계 훈련기 및 경공격기 분야에서 독점적 시장 지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는데요, 미국 진출이 성공하면 해외 고등훈련기 및 경공격기(경전투기) 시장에서 50% 이상의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있습니다. 사실 T-50 고등훈련기는 원래 미 록히드마틴의 기술지원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미 공동으로 개발한 한미동맹의 상징적 산물로 평가돼 왔는데요, T-50을 경공격기로 개량한 FA-50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마침 이달말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안보·경제·과학기술 분야에서 여러 의제가 있겠습니다만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은 올해 한미동맹의 상징적 산물인 FA-50의 미국시장 진출이 논의되고, 양국이 함께 ‘윈-윈’(Win-Win)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면 안보와 산업협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 한미 정상회담서 FA-50 수출 논의 물꼬 틀 필요
특히 미 해·공군의 시급한 훈련기 수요를 감안, 미 해.공군의 훈련을 실질적으로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미측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물리적으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FA-50의 미국 시장 진출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힘들 수 있겠지만 논의의 물꼬라도 틀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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