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께 법대에 합격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이를 지키게 돼 무엇보다 기쁩니다" 30일 오전 발표된 합격자 가운데
최고령 합격의 영광을 차지한
이근영씨(32.서울 구로구 구로6동 120.수능 1백52.9점)는 "어린시절 저를 업고 다니시며 끔찍히 아껴 주시던
아버지께 모든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라고 합격소감을 밝혔다 .

이씨는 지난 83년 서울 관악고를 졸업하자마자 난방기구 도소매업을 하던
아버지 이성순씨(당시 63세)가 지병인 만성신부전증으로 쓰러져
간병을 하느라 학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이어 자리에 누워 있던 아버지 이씨를 뒤로 남겨둔채 85년에 군에 입대,
1년반동안의 군복무를 마친뒤 86년에 제대해 본격적인 입시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87년 만 5년동안이나 지병을 앓아오던 아버지 이씨가
사랑하는 가족들을 남겨둔채 눈을 감게돼 이씨는 또 다른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된다.

아버지가 숨진뒤 이씨는 법대에 합격하겠다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87년부터 입시공부에 박차를 가해 법대에
계속 지원했으나 낙방의 고배를 마시다 92년에 법대에 후기에 합격했다.

에서 1학기를 보낸 이씨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을 괴로워 하다
다시 입시를 공부를 시작해 마침내 96년 대학입시에서 법대에 지원해 합격의 영광을 차지했다.

평소 몸이 약해 여름철 더위를 견디기 힘들었다는 이씨는
"넉넉하지 못한 집안사정에도 아랑곳없이 저를 전폭적으로 후원해준 가족들
때문에 합격하게 된 것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법학을 대학에서 잠시 공부하기도 했지만 법에 대해 문외한이나
다름없다"며 "교수님과 후배들과의 폭넓은 대화를 통해 법학에 열중해
판사가 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이씨는 지난 87년에 숨진 이성순씨와 민정숙씨(64)의 2남1녀중 둘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