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지음 이경훈외 옮김
철학과 현실사간 7천원.

이광수의 친일논설집을 한군데 모아 1941년 단행본으로 나왔던 것
을 고스란히 번역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내용면에서는 중국과의 사대관계 단절 위에 일본과 유대강화를 필
연적으로 보는 내선일체론, 후방에서 천황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는 총후
봉공론, 후천개벽을 곧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하는 시대로 파악하는 대동
아 공영론 등 이광수 친일론의 골격을 담고 있다.

글 곳곳에 어쩔 수 없이 쓰게 된 것을 내비치는 고민을 담고 있어
그 내용을 곧 이광수의 본심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많은 것 또한 사
실이다.

특히 소극적 친일론에서 적극적 친일론으로 돌아선 이광수의 논설
을 듬뿍 담고 있지만 여전히 그것이 정말 그의 본심이었는지의 의문은 이
책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그를 우리 근대문학의 시조
냐, 친일작가냐의 이분법으로 파악할 필요는 없다.

역자도 "이광수는 당시 우리 민족이 처하고 있었던 현실태의 한 모
습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다.

단순이분법을 뛰어넘어 이광수 문학의 실체로 들어가는 중요한 문
헌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