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 이동진기자 】 10일 개막된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
(PIFF)가초반부터 뜨거운 호응을 모으고 있다. 영화제가 열리는 남포
동 극장가는 밤늦게까지 젊은 영화팬들로 붐볐다. 지정좌석제 실시로
1회때 혼란이 많이 줄어든 반면, 관객들은 더 큰 열기로 상영관을 메
웠다.

○…남포동 극장가 임시매표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입장권을 사려
는 관객들이 장사진을 쳤다. 부산 부영 국도 제일 아카데미, 5개 상
영관은 매회 거의 만원을 기록했다. 판매좌석 22만2천1백53석 가운데
11일 오전까지 11만7천8백32석이 팔려나갔다. 2백21회 상영 프로그램
중 매진된 것도 46회에 이른다. '체리향기' '수자쿠'를 비롯한 10여
작품은 완전히 매진됐다.

○…올해 처음 도입된 핸드 프린팅 행사가 영화제 새 명물로 등장
했다. 첫 테이프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영국배우 제러미
아이언스와 홍콩 출신 세계적 감독 웨인 왕이 끊었다. 왕 감독은 "부
산이 홍콩과 비슷해 무척 친근하게 느껴진다"며, 제러미 아이언스와
함께 석고판에 손도장을 찍었다. 이 석고판은 동판으로 제작돼 PIFF
광장에 영구 보존된다. 한국 김기영, 이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일
본 기타노 다케시, 중국 시에진 감독도 핸드 프린팅을 남길 예정이다.

○…10여명에 그친 작년과 달리, 올해엔 외국기자 40여명이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버라이어티' '빌리지 보이스' '르 몽드' 등 유
력신문-잡지 기자들을 비롯, 미국 프랑스 홍콩 일본 중국에서 다양한
매체기자들이 입국했다. 특히 10명 넘는 일본 기자들은 베니스영화제
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스케줄에 관심을 보였다.

○…자원봉사자들은 헌신적 노력으로 초반 영화제가 매끄럽게 운
영될 수 있게 했다. 재킷과 모자로 복장을 통일한 4백60여 봉사자들
은 지원팀 초청사무보조팀 ID카드제작팀 등 36개 팀으로 나뉘어 활동
하고있다. 7대1 경쟁을 뚫고 선발된 올해 봉사자들은 대학생들이 주
축을 이루되, 작년보다 장년층-노인층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부영극
장에서 좌석배치를 안내하는 극장운영팀 신미정씨(22 동아대 한문학
과 4년)는 "영화제 성공에 도움을 줄 수있다고 생각하니 전혀 힘든
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영화인들이 나타날 때마다 남포동 극장가를 메운 관객
들은 환호하며 사인공세를 폈다. 임권택 감독은 11일 오후 1시 부산
극장 앞에서 팬들에 갇혔다. 11일 오후 3시30분에는 영국배우 제러미
아이언스와 홍콩배우 양조위가 PIFF 무대에 오르자, 좀더 가까이서
이들을보려는 사람들로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출연작 '하류'가 상
영되는 부영극장에서 일일이 사인을 해주던 대만배우 이강생은 영화
시작전 무대에 나와 "작품에 감동받으면 사인받으러 오라. 얼마든지
해주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영화제 초반 필름 3편 수송이 지연돼 상영에 차질을 빚었다.
러시아영화 '형제'는 제작사측 착오로 시기가 겹치는 시카고영화제에
프린트를 보내는 바람에 상영일정이 바뀌었다. 대만영화 '푸른 달'
역시 수송이 늦어져 첫번째 상영이 취소됐다. 수급에 문제가 생긴 홍
콩영화'영웅본색'은 상영이 완전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