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소품으로 등장하는 상품들은 높은 광고효과를 누린다. 그래서
영화제작자와 상품 메이커들은 돈과 상품광고를 맞바꿔 '누이좋고 매부
좋은' PPL(Product Placement·상품 배치) 계약을 맺어왔다.

효시는 51년 '아프리카의 여왕'에서 험프리 보가트가 퍼마시던 길비
스 진으로 거슬러간다. 유명한 PPL로는 리즈 초컬릿(E.T) 캘빈 클라인
(백투더퓨처) 애플컴퓨터(미션 임파서블) 펩시(트위스터)가 꼽힌다. '피
스메이커'에서 벤츠가 BMW 3대를 박살내는 추격신이 벌어지자, BMW측이
'007 네버다이'에서 복수한 일화도 있다. 요즘 블럭버스터들에는 2천만∼
3천만달러 하는 PPL이 4∼5건씩 들어간다. 맥주회사 앤하우저 부시는 LA
에 버드와이저 PPL전담 디비전을 둘 정도다.

'고질라'에 동원참치 캔이 등장해 화제다. 일본 어선 잔해를 조사하
던 주인공이 캔을 집어들어 유심히 들여다본다. PPL이라면 적어도 1천만
달러짜리.

동원측으로선 한글과 일본글자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소품담당 덕분
에 횡재한 셈이다. 일본 캔들은 종이 라벨을 붙이지만, 한국은 캔 자체
에 코팅인쇄를 해 또렷하기 때문에 난파선 신에 적합했을 거라고 동원측
은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