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 개발한 `낚시광'게임 미서 700만달러 로열티 ##.

"세계적인 게임 프로그래머가 꿈이에요.".

1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타프 시스템' 사무실 간
이 침대에서 잠이 깬 이기정(23)씨는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잠자리
에든 시각이 오전 6시. 잠자는 시간과 먹는 시간을 제외한 그의 하루는
온통 '컴퓨터와의 놀이'다.

서울 면목고 출신인 이씨는 명문대 출신의 프로그래머 5명을 지휘하

는 프로그램 팀 팀장이자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3D(3차원)' 프로그래

머다. 국방부가 현재 가동중인 군사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대물 낚시광'

도 그의 작품이다.

3D 기술이란 컴퓨터를 쓰는 사람이 화면에 떠오르는 물체와 빛의 움
직임을 입체적인 환경에서 조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응용기술이다.

태평양에서 요트를 탄 낚시꾼과 참치의 물고 물리는 싸움을 소재로
한 '대물 낚시광'은 지난해 11월 20일 미국 4대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인
'인터플레이'에 7백만 달러의 로열티를 받기로 하고 수출 계약을 맺었
다.인터플레이사는 3월 출시할 이 게임이 1백30만장쯤 팔릴 것으로 예상
했다. 한 카피의 가격은 40달러.

이씨는 중학교때 자신의 미래를 '컴퓨터 게임 프로그래머'로 그렸다.
성적은 반에서 20등 정도였지만 영어와 세계사 국사는 열심히 했다. 영
어는 프로그래머가 되는데 필수 언어고, 역사는 게임의 주제가 된다는
생각에서 였다.

그 꿈을 빨리 이루기 위해 대학진학을 미련없이 포기했다. 그리고 고
교를 졸업한 94년 선배의 컴퓨터 회사에 들어갔다. "대학에 안 가고도
성공할수 있다는 걸 어머니에게 설득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95년 8월 '타프 시스템'에 입사하면서 막 붐을 일으킨 3D기술에 눈을
뜨게 됐다. 월급의 대부분을 원서구입에 썼다. 친구들 사이에서 "정기가
폐인이 됐다"는 소문이 돌만큼 컴퓨터에만 매달렸다.

96년 5월부터 2년여간 이 회사로 파견 나온 캐나다업체 '스파이드라'
기술자 데니어 필립스(45)씨를 만나면서 그의 실력은 도약했다. 그는"게
임 프로그램에 생명을 쏟아 붓는 자세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이씨는 "서구에서는 새 기술이 개발되면 대중에게 개방하고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데 반해 우리는 그 기술속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끝없이 도전하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