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속에 만든 또 하나의 세상...창조주의 기분 ##.


대원외고를 다니던 95년, 김예리(22)는 세계 지도 하나를 만들
어냈다. 지금의 오대양 육대주가 아닌 그녀만의 지도. 북쪽엔 난쟁
이왕국 '로그라드'가 있고 동쪽엔 어둠의땅 '우클로우'가 있는. 그
녀의 배움이 넓어질수록 그 세계지도는 위아래로,양옆으로 폭을 더
해갔다. 그리고 서울대 영문과에 입학한 96년 가을부터 그 지도에
살게 될 주인공들을 PC통신에 올리기 시작했다.

"피투성이가 된 리반 아덴의 손에서 그의 검이 힘없이 떨어졌

다. '시지리스의 용족을 전멸시켰다는 라우더의 리반 아덴도 겨우

이정도인가!'" 누적 조회수 102만 7804회를 기록했다는 판타지소설

'용의 신전'의 시작이었다.

"내가 스스로 주인이 되어 세계를 만들어 낸다는데 판타지의 매
력이 있습니다. 자신이 창조주이며 설계자가 되는 거죠.".

그녀는 '사이버문학'세대의 새로운 여기수. 판타지소설로 '통신
독자'들을 휘어감고 있다. 그녀의 '용의 신전'은 지난해 8월부터
'자음과 모음'에서 7권의 책으로 묶어져 나왔고 지금까지 약 35만
부가 팔려나갔다.

기존의 소설문법은 그녀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상상력의 극
한을 누가 잘 보여주는가"를 겨루는 판타지소설은 10대들의 감성을
자극했고 PC통신을 통해 검증받은 그녀의 글 솜씨는 출판인쇄를 위
해 가졌던 3개월간의 수정작업에서도 도드라졌다.

김예리는 "선악이 분명했고, 지향해야 할 목적이 뚜렸했던 기
성세대와는 달리 우리 세대는 혼란스러울 정도의 다양한 가치관과
개성속에 살고 있다"며 "어른들의 눈에는 낯설지 모르지만 그 나름
의 세계관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그녀는 또다른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북유럽
신화와 불교철학을 녹여내 만들어내고 있는 SF 판타지 '사하'와 흑
마법을 주내용으로 하는 '네크로만테이아'가 그것이다. 역시 PC통
신 나우누리에 연재중이고 이미 출판제의를 받아놓은 상태. 그녀는
"점점 파편화 되어가는 사회속에서 소외되지 않는 개인을 판타지라
는 형식을 통해 그려보고싶다"고 말했다. 판타지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그녀의 통신 ID는 레더가스트. 톨킨의 '반지전쟁'에 등장하는
마법사의 이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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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리 훔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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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서울대 영문과 4학년. 영문학은 좋아하는데 영어학엔 관
심이 없어 투덜투덜. 종교학, 심리학 기웃기웃.

▲취미:대학 입학후 만화써클 문을 두드렸지만 '시커먼' 남자들
만 있어 이름만 적고 다신 안나감.

▲데뷔: 96년 대학교 1학년때 PC통신 나우누리에 '용의 신전'으
로 데뷔. 98년 9월 책으로 출간.

▲작품: '용의 신전' 전 7권. 현재 나우누리에 SF판타지 '사하',
'네크로만테이아' 연재중.

▲인기:발간 3주만에 7만부 돌파. 현재까지 35만부 판매.

▲수입:판매가의 5%가 인세. 현재까지 대학재학생 신분으로 3천
여만원 정도 벌음.

▲목표:대학원 진학 뒤 연재중인 '사하'를 판타지계의 '전설'로
남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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