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 출산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30년
후에는 5명중 1명은 65살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될 것"이라고 관
계자들은 우려한다.

98년 현재 한국여성의 합계 출산율은 1.48명 (통계청 '인구통태통계').
60년만 해도 6명에 이르던 것이 80년 2.7명, 90년 1.6명, 97년 1.56명
으로 극적으로 낮아졌다.지난해 경우 IMF 불황 탓에 출산율이 사상 최
저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지만, 10년 넘게 유지돼온 출산
율 1.8 이하의 저출산 풍조가 쉽게 변하지는 않으리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합계출산율은 15∼49세 가임여성이 평생 낳은 자녀의 숫자로,
한 나라의 출산력을 가늠한다.

'1.57 쇼크'. 꼭 10년전인 지난 89년, 일본은 이 문제로 온 사회가

요란법석을 떨었다. 여성들이 갈수록 자식 낳기를 기피, 합계출산률이

사상 최저 수준인 1.57를 기록하자"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의 번영을 이

어갈 노동력도, 노인을 부양할 젊은이도 없어진다"며 정부 차원의 대

대적인 '친 육아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선진국 버금가는 저출산 시대에 돌입했는데도 별다른
사회적 반응이나 대책이 없다.가장 큰 이유는 65세이상 노령인구가 선
진국의 절반 수준인 6.8%(99년 현재)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65세 이
상 인구가 14.2%에 이르는 일본이나 서유럽(평균 14.7%)에 비하면 노
인들을 부양할 젊은 경제활동 인구가 훨씬 풍부한 것이다.

"문제는 선진국이 고령사회(약 7%)에서 고령화사회(약 14%)로 이행
하는데 한 세기 가까이 걸린데 비해 우리는 불과 22년만에 급속한 노
령화사회를 맞게 된다는 사실"이라고 공세권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자
문위원은 우려했다. 멍하게 있다가는 2028년 인구의 19.3%(통계청 '장
래인구추계')를 차지하는 65세 이상 노령인구를 지원할 정책을 세울
틈도 없다는 것 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젊은 노동인구의 감소 뿐 아니라 노인을 부양할
가족제도가 급속히 해체되고 있다는 점 이다.전문가들은 2010년쯤에는
서구처럼 적극적인'출산 장려책'을 써야 할 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그러나 여성의 결혼 기피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가부장적 가
족문화와 아이를 낳아 기르기 힘든 풍토를 개선하지 않는 한 이런 정
책은 일본의 예에서 보듯 제때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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