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쉼없는 문학적 상상만이 삶의 고뇌 풀어가는 열쇠" ##


철학과 문학의 경계를 허물며 문예비평을 통한 새로운 철학적 전망을
제시한 현대 서양철학계의 거장 리차드 로티(70·미국 스탠포드대
비교문학과 석좌교수)가 방한한다. 한국학술협의회(이사장 김용준)가
조선일보, 대우재단과 공동으로 11일과 12일 오후2시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는 2001 석학연속강좌 특별강연에서 그는 '구원적
진리와 문학문화, 그리고 도덕철학'을 주제로 한국 청중과 만난다.
전통철학을 비판하고 '신실용주의'를 제창한 로티 교수는 미국은 물론
유럽 철학계에서도 주목받는 석학이다.

"지난 5세기 동안 서구 지식인들은 처음에는 신에게서, 다음은
철학으로부터, 지금은 문학에서 구원을 받으려고 시도해왔다. 삶의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해답이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시각에서
끊임없이 인간의 문제를 추구하는 문학적 상상력에 구원의 길이 있다."

로티 교수는 첫날인 11일 함재봉 연세대 교수 사회로 현대 서구사상의
현황을 '구원적 진리의 쇠퇴와 문학문화의 발흥'으로 정리한 강연에
나선다. 그는 '구원적 진리'에 기초한 세계관은 쇠퇴하고 그 자리를
'문학 문화'가 차지했다고 설명한다. '구원적 진리'를 믿는 사람은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진리가 존재하듯 우리 삶도 절대적이고 보편적
원리에 기초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문학문화의 도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리 삶의 문제에 대한 보편적 구원의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삶의 문제에 대한 반성은 영원히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삶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할 이상은 존재하지 않으며
중요한 것은 여정뿐이라는 것. 따라서 '문학 문화'에서는 궁극적
목표가 아니라 상상력과 유용성이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둘째날 김동식 육사교수 사회로 로티는 '칸트와 듀이 사이에 갇힌
도덕철학의 현상황'을 강의한다. 로티는 도덕철학에 관한 한 두가지
상반된 입장이 있다고 주장한다. 칸트주의적 관점과 듀이의 전통을
따르는 관점이다. 로티는 "한 사회의 도덕적 목표는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에 따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사회구성원의 합의와 상관없이
절대적 목표를 제시한 칸트를 비판하고, 듀이의 입장에 선다. 로티
교수의 강연은 이달말 인터넷(www.acanetv.com)을 통해서도 소개된다.

학술협의회가 작년 11월 첫선을 보인 석학연속강좌는 시작부터 학자와
일반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첫회 강사로 초청된 미국 브라운대
김재권 석좌교수의 '극단에 선 물리주의' 강의에는 난해한 내용에도
불구, 한 회에 500명이나 되는 인파가 몰려 고급 지식에 목말라하는
대중들의 요구를 확인시켜줬다. 학술협의회는 미국 하버드 대학의 터너
강좌와 영국 에든버러 대학의 기포드 강좌처럼 세계적 권위의 학술강좌를
목표로 석학연속강좌를 진행할 계획이다. 학술협의회는 오는 11월 독일
출신의 신학자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박사(뮌헨대학 교수)를 초청,
강좌를 이어간다. 강좌문의 (02)6366-00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