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전문가들은 광복 이후 역대 대통령 중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을
자질과 업적 면에서 가장 뛰어난 대통령으로 꼽았다.

조선일보는 한국대통령학연구소(소장 함성득·咸成得 고려대 교수)에
의뢰해 한국대통령평가위원회(위원장 박동서·朴東緖)를 구성, 지난
2월부터 6개월 동안 각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역대 대통령의 자질과
업적에 대한 평가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박 대통령이 10개 평가 분야 중
5개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김대중(金大中),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이 각각 2개 분야, 장면(張勉) 총리가 1개 분야에서 1위였다.

10개 분야 점수에 가산치를 적용, 합산한 종합평점에서도 박 대통령이
100점 만점에 63.56점으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김대중 대통령
58.64, 김영삼 대통령 50.96, 이승만(李承晩) 대통령 49.40,
전두환(全斗煥) 대통령 49.30, 노태우(盧泰愚) 대통령 44.36, 장면 총리
42, 최규하(崔圭夏) 대통령 32.94점 순이었다.

이번 평가는 평가위원회가 전국의
정치·행정·경제·경영·법·사회복지·역사·과학·정책 전공자
500명을 지역과 연령별로 고르게 선정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설문 조사에 응답한 전문가는
349명(유효응답자 320명)이었다.

평가위는 설문조사에 앞서 역대 대통령을 평가하는 방식에 대한 전문가
조사도 거쳤으며, 이를 통해 총점 100점을 기준으로 비전제시, 인사관리,
위기관리, 민주적 정책결정 및 실행능력, 도덕성 등 자질분야에 40%,
정치·행정, 외교·안보·통일, 경제, 교육·과학기술,
사회·복지·문화분야 등 업적분야에 50%, 역대 최선의 대통령과 최악의
대통령을 고르게 하는 주관적 평가에 각각 10%의 가중치를 두고, 이를
합산해 종합평가를 내렸다.

박정희 대통령은 자질분야 중 비전제시, 인사관리, 위기관리 능력, 업적
가운데 경제, 교육·과학기술 분야에서 1위인 반면, 민주적 정책결정 및
실행능력, 도덕성에서는 각각 9, 7위의 낮은 평가를 받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업적 분야에서 외교·안보·통일과
사회·복지·문화에서 1위였으나, 자질 분야의 인사관리와 도덕성에서는
각각 7위와 8위였다.

김영삼 대통령은 민주성과 정치·행정분야 업적에서 1위였고, 장면
총리는 도덕성 분야에서 1위였다. 이번 조사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과학적
기법에 따라 실시한 최초의 역대 대통령 평가로, 조선일보와
한국대통령평가위원회는 2004년 동일한 방식으로 반복 조사를 실시해,
역대 대통령에 대한 시대적 평가의 변화 추이를 2년 단위로 추적 보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