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일보에 칼럼을 쓴 기고자에 대해 이메일이나 전화 등을 통한
협박·공격·저주성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당사자들은 "무대 뒤에 숨어
공격하는 악질적인 테러"라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며칠 전 조선일보에 칼럼을 쓴 서울대 K교수는 특정 단체 이름으로 온
'섬뜩한' 메일을 받았다. '왜 쓰셨습니까'라는 제목의 메일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좋은 글이지만 조선일보에 실었기 때문에 생명력을 잃는 겁니다.
조선일보에 기고하지 마세요. 사회가 님이 조선일보에 기고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으며, 그것은 님의 인생에 불명예로 남을 일입니다. 역사는
반드시 기억하고 보상합니다. 더불어 저희는 '조선일보와 함께 하는
사람들' 리스트를 작성하고 그 이름을 비석에 새겨 역사에 기리
남기고자 합니다. 역사가 어느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지 알고 그 흐름에
동참하는 이는 현명합니다. 그렇지 못한 어리석은 이는 비참한 최후를
맞습니다."

K 교수는 "정치와는 전혀 상관없는 문화 관련 글을 썼는데, 특정 신문에
기고했다는 이유로 특정 단체 뒤에 자신을 숨긴 채 저주에 가까운 욕설을
하는 것을 보고 황당하다 못해 끔찍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와 다른
남의 의견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기 의견을 남에게 강요하고, 심지어 남을
심판하려는 것은 일종의 테러이자 극단적 편가르기"라며 "앞으로 신문
기고도 목숨 걸고 해야 하는가"라며 흥분했다.

민주노동당의 약진에 대해 칼럼을 쓴 경희대 J 교수도 며칠 동안
이메일과 전화에 시달렸다. J 교수는 "민주노동당의 약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뿐인데, 젊은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 '선거전략
아니냐, 조선일보에 협조하는 것이냐'고 몰아세워 어이가 없었다"면서
"모 인터넷 매체 기자는 '어떻게 칼럼을 싣게 됐느냐. 왜 이런 칼럼을
조선일보에 실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J
교수는 "일종의 협박으로 느껴졌으며, 역 매카시즘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