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으로 북한을 탈출한 한 소년이 천신만고끝에 국내에 정착해 고려대
법학부에 합격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충북 괴산군 증평읍 형석고 3학년에
재학중인 박일환(朴日煥·20)씨. 박씨는 고려대 법학부 수시모집에
입학원서를 내 재외국민 특별전형을 통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박씨가 북한을 탈출한 것은 1999년 1월. 북한내에서는 비교적 안정된
가정에서 성장했지만 할아버지가 남한 출신으로 출신 성분이 좋지 않아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중 단신 탈출을 결심했다.

그러나 박씨의 탈북과 한국 정착 과정은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다. 겨우
국경을 넘어 중국 땅을 밟았지만 감시가 심한데다 한국행을 연결해줄
사람을 찾지 못해 1년여동안 이리저리 헤매다 몽골로 흘러들었다. 박씨는
몽골에서 미국인 선교사 폴 스와츤드루버(61)씨 부부를 만나 양부모의
인연을 맺었고, 이들의 도움으로 작년 3월 한국에 무사히 도착했다.

형석고 2학년에 편입한 박 군은 처음엔 중간 정도의 성적을 보였으나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에 전념, 지난 2학기 중간고사에서 반 석차 1등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