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a href=http://db.chosun.com/man/>[조선일보 인물DB]<

"안정환을 배워라!"

지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이 '반지의 제왕' 안정환(27ㆍ일본 시미즈)을 '모델'로 삼으라고 호통을 쳤다.

지난달 31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리턴매치(한국1대0 승)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안정환의 인상적인 공격 플레이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지코 감독은 일본 국민들 앞에서 톡톡히 망신을 준 주인공이 안정환이긴 하지만, 그가 후반에 교체 투입돼 보여준 투지와 기량을 본받아 일본대표팀 훈련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4일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지코 감독의 '안정환 학습론'이 터져나온 것은 3일 고베의 일본대표팀 훈련장.


기린컵대회 아르헨티나전(8일)을 앞두고 이날 합숙훈련에 들어간 지코 감독은 "한국의 안정환을 보고 배우자. 지난 한-일전에서 후반에 들어온 안정환이 양 팀 전체 슈팅의 절반 이상을 쏘아대는 것을 봤을 때 무척 인상적이었다. 아르헨티나와 같은 강호와 싸우기 위해서는 그의 적극성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며 목청을 돋웠다.

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축구는 몸으로 하는 게 아니라 머리로 하는 것"이라며 "한-일전 패배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새로운 각오를 밝혔다.

그의 각오는 훈련 과정에서도 여실히 묻어났다. 오전 3시간 동안 1대1 훈련에 몰두한 일본대표팀은 오후부터는 강도높은 슈팅 훈련에 혀를 내둘러야 했다.

1시간 이상 계속된 슈팅 훈련에서 수비수를 제외한 10명의 선수들은 300여개의 슈팅을 번갈아 가며 날려야 했다. 지코 감독이 직접 공을 밀어주며 이같은 훈련을 시켰음은 당연한 일.

지코 감독이 슈팅 훈련에 몰두한 것은 역시 안정환에서 비롯됐다. 지난 한-일전 결승골은 작년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서 골든골을 터뜨린 그의 골 결정력과 투지가 바탕이 됐다.

이날 훈련으로 일본대표팀 선수들은 슈팅에 대한 두려움을 상당 부분 해소, 지코 감독이 몹시 흡족해 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 축구팬들에게 아픔을 안겨준 안정환이 이제는 체질 개혁을 선언한 '지코 사단'의 훌륭한 교과서가 되고 있다.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