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장인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입국허가를 받은 재미동포 가수 유승준씨가 26일 성남 화장터에서 예비장인의 영정을 들고 약혼녀 오유선(오른쪽)씨와 함께 화장터를 빠져나오고 있다.

병역 기피 시비로 국내 입국이 불허됐던 가수 유승준(27·미국명 스티브
유)씨가 26일 새벽 4시50분쯤 LA발 인천행 대한항공 KE012편으로 아버지
유정대(60)씨와 함께 일시 귀국했다. 유씨는 "약혼녀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문상하는 게 도리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국시민권
취득과 입대 문제에 대해서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지 않는다. 경솔한
판단으로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유씨의
입국은 지난해 2월 2일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인도적 차원에서 본인의 요청에 따라 3일간 체류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유씨가 입국장을 나서자 기다리고 있던 팬클럽 웨스트사이드 회원
50여명이 유씨를 맞았으나, 일부 시민들이 "양키 고 홈" "XX,
미국으로 돌아가"라며 폭언을 퍼부어 잠시 소란이 일었다. 웨스트사이드
회원들은 유씨에게 오물이나 계란을 투척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미리
준비한 우산으로 주변을 감싸며 이동했다. 유씨는 당초 기자회견을 열
작정이었으나 법무부와 맺은 각서에 '방문기간 중 연예활동은 하지 않고
문상만 하겠다'고 약속, 이를 취소했다. 유씨는 하루 더 한국에 머무른
뒤 27일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바로서기협의회 회장 박모씨는 26일 유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외국 국적을 취득한 만큼
병역법 위반은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