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작은 키에 보디빌더를 연상시키는 육중한 몸매, 그리고 다소 우스꽝스런 투구폼으로 타자를 윽박질렀던 투수가 있었다.

송유석씨(37)는 팬들의 뇌리에 이렇게 남아있다. 지난 87년 해태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LG, 한화를 거쳐 2001년 은퇴한 송유석은 세련된 사업가로 변신해 있었다. 그라운드를 떠난지 불과 2년 남짓 됐지만, 경영인으로 제2의 인생을 활짝 열어제쳤다.

광주시 광산구 쌍암동에 사무실이 위치한 (주)루빌코리아의 사장이다. 국제 특허권을 받은 '회전식 건물 건축 기술'로 2년전 건축 사업을 시작했다.

송사장은 "남산 타워 전망대처럼 내부 바닥만 회전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 전체를 회전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건물 내의 배선, 배관 시설이 전혀 훼손되지 않는다"며 기술을 소개했다.

최근 사무실 인근의 첨단과학기술 단지 내에 샘플 건물을 지으며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특허권의 권리 유효 기간은 10년인데 송사장은 이 기간동안 사업 규모를 전국으로 확대할 포부를 갖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이 기술은 고급 레스토랑, 카페, 펜션, 유원지나 휴양지 별장 등의 건물에 적용할 수 있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단다. 물론 설계부터 시공까지 송사장의 지휘 아래 모두 이 회사가 맡는다.

송사장은 "사업 성공은 운명에 맡긴다"면서도 "최근 첨단 기술로 건물을 짓는 것이 트렌드가 돼 성공을 자신한다. 무엇보다 일이 재미있고, 바쁘게 움직일 수 있어 사는 맛이 난다"며 웃는다.

현재 거느리고 있는 직원은 7명. 모두 일에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젊은이들로 사업 동반자로서 만족한단다.

송사장은 건축 사업과는 별도로 음식점도 함께 시작했었다. 그러다보니 정작 전력을 기울여야 할 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해 결국 1년만인 지난해 가을 가게를 정리했다.

사업이 바빠 야구장에 갈 기회가 줄었다. 올해도 지난 4월 5일 기아와 한화의 광주 개막전만 봤을 뿐이다. 선수 시절이 그립기도 하지만, 송진우 김정수 등 친했던 선수들과 가끔 전화를 주고 받으며 갈증을 푼다. 사업 무대가 광주이다보니 가족들과 떨어져 지낸다. 송유석은 부인 임춘회씨(37)와 딸 지나(16), 아들 원호(13)를 서울에 남겨 두고 광주에서 사업가로서 열정을 쏟아내고 있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