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7월 서울대 문리대 강당에서 열린 학술원·예술원 개원식. 창립 회원들이 기념 촬영을 했다.

우리나라 학문의 최고 권위 기구인 대한민국 학술원이 창립 반세기를 맞는다.

학술원은 1954년 7월 “학술 발전에 현저한 공적이 있는 학자를 우대 지원하고 학술 연구와 그 지원 사업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출범했다. 창립 당시의 회원은 63명으로 회장은 윤일선(의학), 부회장은 이병도(역사학)·최규남(영문학) 박사였다. 창립 회원 중 최태영(104·법철학)·최호진(90·경제학) 박사가 생존해 있다. 학술원은 1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학술원 대강당에서 개원 50주년 기념식 및 기념 학술대회를 갖는다. 이호왕 회장·김태길 부회장 등 학술원 회원들과 나가쿠라 사부로 일본 학사원장, 얀 린드슈텐 스웨덴 왕립학술원장, 루용시앙 중국과학원장을 비롯한 외국 학술계 인사, 그리고 고건 대통령권한대행·안병영 교육부총리 등이 참석한다.

이날 행사에서 최태영·최호진 회원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수여되고, 윤일선 초대 회장의 흉상 제막식도 갖는다. 오후에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서는 고병익·이상수 회원의 ‘한국 학문의 새로운 성찰과 학술원의 역할’, 박영식 회원의 ‘인문학의 위기와 그 대처 방안’, 변형윤 회원의 ‘한국의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 전개 방향’, 박중현 회원의 ‘한반도 물 부족을 대비한 수자원의 개발 및 보존 대책’이 각각 발표된다.

학술원은 개원 50주년을 기념하여 아시아 10개국, 18개 학술기구가 참여하고 있는 아시아 학술회의(SCA) 제4차 연차대회를 서울로 유치했다. 13~15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아시아 경제의 세계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학의 역할’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국제학술회의에는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일본 나고야대 료지 노요리 교수를 비롯하여 약 200명의 국내외 학계 인사가 참석한다.

현재 학술원 회원은 인문·사회 6개 분과, 자연 5개 분과 등 11개 분과에 총 138명. 신입 회원은 기존 회원 및 해당 분야 학술단체의 추천을 받아 선임하며 임기는 4년, 연임할 수 있다. 손우성(100)·고형곤(98) 회원 등 90세 이상의 회원이 9명이며 최연소 회원은 곽수일(63) 서울대 경영대 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