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환상의 호흡인가?'

'반지의 제왕' 안정환(28ㆍ요코하마)이 현해탄을 사이에 두고 안타까운 '이심전심'에 울상을 짓고 있다.

연일 맹훈련의 열기를 내뿜고 있는 파주 NFC에서 가장 우울한 선수가 있다면 한국축구의 간판 공격수 안정환이다.

지난달 29일 신임 본프레레 감독의 부름을 받고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지금까지 동료들의 훈련을 구경만 해야 했다. 습관적으로 접질리는 발목의 상태가 악화된 데다 J-리그서 팀의 전반기 우승을 위해 무리하는 바람에 오른쪽 무릎까지 나빠졌다.

때문에 의사의 권고에 따라 팀 훈련에는 전혀 참가하지 못한 채 재활훈련에만 몰두하며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새로 부임한 본프레레 감독에게 뭔가 보여줘야 하는데 첫 무대인 바레인과의 친선경기(10일ㆍ광주월드컵경기장)에 출전할 수 없게 됐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이런 안정환의 심정을 알았을까. 요코하마에서 투톱 파트너로 절친하게 지내고 있는 구보(28)가 지난 5일 일본대표팀에 소집됐다가 안정환과 같은 신세가 됐다.

부상 부위도 똑같은 오른쪽 무릎이다. 올해 초부터 무릎부상으로 내내 고생해 왔는데 전반기리그 막판에 안정환과 함께 투혼을 불사른 것이 탈이 난 것이다.

안정환과 마찬가지로 구보 역시 일본 A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공격의 선봉장.

그런 그들이 같은 이유로 동시에 주저앉고 말았으니 안정환 자신이 생각해 봐도 기가 찰 노릇이다.

'동병상련'에 잠 못 이루고 있는 안정환은 그나마 구보의 이 말 한마디에 위안을 느낀다.

"안상, 그 정도는 부상도 아니야. 나는 진단을 전치 6주나 받는 바람에 아시안컵도 물건너 갔어".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