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punkysun'가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패러디 이미지.

최근 7명이 구속되는 선에서 마무리된 밀양 여중생 성폭행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솜방망이식 처벌’이라고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 '밀양연합 강력처벌(cafe.naver.com/antimy)'과 다음 카페 '밀양연합사건이 던진 과제와 해법(cafe.daum.net/wpqkfehdhkwnj)' 등 포털사이트에서, 네티즌들은 최근 밀양 여중생 사태의 가해자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를 비판하고 성폭력 처벌 강화를 주장하며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당초 밀양 사건을 수사한 울산 남부경찰서는 44명의 피의자들 중 13명만을 구속 수사하고 나머지는 훈방조치했다. 그 과정에서 밀양 출신의 한 경찰은 피해자들에게 ‘밀양 물을 다 흐려놨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나 ‘경찰이 피해자를 두번 죽였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후 울산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이 ‘엄정 수사’를 천명하며 이 사건을 맡았지만 구속된 13명중 7명만을 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3명은 불구속 기소, 20명을 소년부에 송치하는 선에서 지난 7일 사건을 종결했다.

이런 검찰의 발표에 대해 네티즌들은 ▲44명의 피의자들 중에서 구속과 불구속, 소년부 송치, 공소권 없음으로 나눈 확실한 근거와 기준 ▲검찰 수사 과정에서 구속자가 오히려 줄어든 이유 등을 밝히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전면 재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티즌 ‘Snowhyun’은 12일 미디어 다음(agora.media.daum.net) 네티즌 청원 코너에 ‘울산지검의 밀양사건 종결 납득 불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말 그대로 망 보고, 여관 잡아주고 한 건 죄가 아니라는 것인가?”라며 “제2·제3의 밀양 사건이 터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티즌 ‘천운악’도 “성범죄는 재발가능성이 높은데, 처벌이 이렇게 솜방망식이니 걱정”이라며 “진짜 ‘강간의 왕국’이네···”란 말로 검찰의 수사 결과를 꼬집었다.

네티즌 ‘punkysun’은 울산지검을 ‘껌’에 빗대 “구‘속’이 안풀릴 때는 울산지‘껌’을 씹으세요!”란 문구가 적힌 패러디 광고를 만들어 관련 카페에 올리고 “누구 맘대로 이딴 종결이냐? 밀양사건 수사내용 공개하라!”고 말했다. 네티즌 ‘호르헤’는 “밀양 사건을 아십니까?”라고 시작하는 플래시 동영상을 만들어 “성폭력 처벌법 강화개정을 위한 10만인 서명에 동참해달라”며 네티즌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네티즌들은 이 이미지와 동영상을 각자 활동하는 카페와 블로그 등으로 퍼 나르며 인터넷에 퍼트리고 있다.

이들 네티즌들은 오는 15일 오후 3시에 서울 양재동 대검찰청 앞에서 ‘울산지검 졸속수사 항의하는 밀양사건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또 같은날 오후 4시 부터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 지하도와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지하도 분수대 앞에서도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 운동과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여중생측의 무료변론을 맡았던 강지원 변호사는 12일 “현행법상 윤간은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중죄”라며 “당초 경찰 수사 결과 구속된 13명 중 7명만 구속하고, 나머지 6명은 불구속됐던 14명과 함께 소년부로 넘긴 검찰의 가벼운 처벌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외국에서는 청소년이라도 성범죄자의 경우 엄중처벌해 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우리 중·고교생들에게도 비상한 관심사로 떠오르며 성교육 차원에서 의미가 컸는데, 검찰이 이를 다 망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