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보궐 선거 때문에 정치권이 또 한 번 사생결단을 내는가 보다. (4.30 재보선도 있었는데, 반 년 만에 또 이러니, 이젠 6개월 단위로 재미 붙이려나?) 근데 이번 선거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이름은 후보자도 아니고, 문희상 의장이나 박근혜 대표도 아닌, 탤런트 송일국씨다.
한때 대통령 탄핵의 주역이었지만 이제는 한나라당에서 탄핵 당한 신세가 된 홍사덕 씨, 복수의 칼날을 빼들고 경기도 광주에 출마했는데, 김을동씨, 그러니까 송일국 씨 어머니가 홍사덕씨와 같이 짐 싸들고 나온 거다.

그래서 어머니의 부탁으로 선거운동을 돕기로 한 송일국씨를 두고, 한편에서는, “그래, 어머니가 부탁했는데 어쩔 수 있나?”, 또 다른 한편에서는 “배우가 정치 활동? 어울리지도 않고 이미지만 나빠질 텐데?”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다.

사실 옛날에야 연예인들이 선거운동 나가는 거, 소신보다는 거의 행사 개념이었으니 사람들이 곱게 볼 리 없다. 하지만 연예계도 달라졌다. 미국도 지난 대선 때 디카프리오나 톰 행크스는 존 케리 밀고, 멜 깁슨이나 브루스 윌리스는 부시 편이었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전처럼 여당 일색은 아니지 않은가. 자기 생각 따라서 여당 야당 지지하는 거,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어떤 사람들은 ‘저거, 줄 서가지고 뭐 떡고물이나 받아 먹으려고 그러는 거 아냐?’ 하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런 것도 이미 옛날 얘기다. 이 몸만 해도, 대선 전에 ‘친노 매체’라고 말 많았던 인터넷 방송 여럿 했지만, 정말 쥐꼬리만 한 출연료도 아직까지 무지하게 밀려 있으니… (과연 다음 대선 때까지 받을 수 있을까?)

물론 송일국 씨 경우에는 소신보다는 어머니의 부탁이라는 점 때문에 논란이 되지만, 사실 자식 된 도리로서 뭐 어쩌겠나. 어머니가 건강식품 팔러 다니면 친구들한테 “야, 너 몸이 허해 보이는데 가시오가피나 먹지 그래?” 하는 게 자식 아니겠나. 자식한테 건강식품 팔아 오라고 하는 어머니는 뭐라 할 수 있어도, 떠안고 팔러 다니는 아들한테 뭐라 할 수는 없지 않을까.

(KBS2FM ‘가요광장’ 진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