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만년 전에는 북극이 여름 바캉스를 즐기기에 적합한 야자수 무성한 열대 지역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과학전문지인 네이처에 1일 실린 세 편의 논문에 따르면 지질학자들은 5500만년 전 북극 중심 지역의 온도가 미국 플로리다 지역과 비슷한 연평균 23도 정도였으며, 원시 악어와 야자수가 번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추정은 2004년 북극점에서 240㎞ 떨어진 곳의 해수면에서 채취한 토양 샘플에 근거한다. 이 고대 퇴적층 샘플에는 고대 식물과 미생물의 화석이 포함돼 있다. 지금까지 북극에서 발견된 다른 화석도 과거에 북극에 급격한 기후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추정가능 연도가 40만년 전 정도에 불과했다.

과학자들은 '북극 열대화' 현상의 원인으로 메탄이나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대규모 방출을 꼽고 있다. 그러나 왜 이런 온실가스들이 당시 대규모로 생성되었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다만 전지구적인 온난화 현상이 발생한 뒤 4500만년 전부터 빙하기가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뉴욕=김기훈특파원 kh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