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이금희

'키다리 미스터 김은 싱겁게 키는 크지만 그래도 미스터 김은 마음씨 그만이에요~'

1960년대 '키다리 미스터김'으로 트위스트 열풍을 이끌었던 원로 가수 이금희(본명 이대금)씨가 20일 별세했다. 향년 68세. 2년전 뇌출혈로 쓰러진 뒤 합병증 치료를 받아오던 이씨는 이날 오전 1시쯤 서울 은평구 녹번동 한 병원에서 폐렴으로 숨졌다.

이씨는 1940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나 부산에 정착했다. 경남여중 2학년 때부터 바리톤 오현명 씨에게 개인 레슨을 받으며 성악가의 꿈을 키우다 고교 시절 아버지의 암투병으로 가세가 기울면서 대학 진학의 꿈을 접었다.

부산의 한 클럽에서 열린 대중가요 공연을 보고서 대중가수가 되기로 마음을 바꾼다.  이씨는 오디션을 통해 마침내 1959년 가수가 된다. 이씨는 1959년 미8군 ‘뉴스타쇼’ 전속가수로 데뷔한 뒤 1966년 ‘키다리 미스터김’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이씨는 파격적인 댄스로 트위스트 열풍을 주도해 한국 최초의 댄스가수로 평가받았다.

이씨는 이밖에도 ‘용꿈’과 ‘그것 참 별꼴이야’ ‘다이나마이트’등 많은 히트곡을 냈고,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해 연기자로도 활동했다. 그러나 이씨는 1965년 결혼 후 두 번이나 유산한 뒤 세 번째 임신을 한 1969년 슬며시 활동을 중단했으며,1977년 이혼 이 후  무남독녀인 민윤정씨와 함께 살았다.

1987년 교회 성가집을 발표하며 약 2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고인은 1998년 ’키다리 미스터 김’과 ’작은 새’ 등 히트곡과 팝송 번안곡 등을 수록한 음반 ’웃기지 말아요’를 발매하고 서울 정동극장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펼치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2005년 무릎 인공관절 수술 이후 뇌출혈을 일으켜 쓰러진 뒤 패혈증 등 합병증까지 겹쳐 투병생활을 해왔다.

빈소는 서울 한남동 순천향향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 오전 6시.

한편 가수협회에서는 남진 회장을 비롯해 부회장인 박상민, 정훈희, 태진아, 양희은과 최백호, 인순이, DJ DOC의 김창렬, 김흥국, 송대관, 신형원, 옥주현, 유열, 윤종신 등 이사진들이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라고 마이데일리가 보도했다.

가수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키다리 미스터김’ 등 당대 최고의 히트곡을 남겼던 고인은 성격이 쾌활하고, 한국 최초의 댄스가수로서 쓰러지기 직전까지도 불우한 이웃을 돕기위해 자선 공연을 다니셨다”면서 “신세대들은 잘 모르겠지만, 30~40대 대부분의 중견가수들은 고인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