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6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안건 처리 도중 갑자기 정회됐다. 한나라당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을 ‘너’라고 지칭한 데 대해, 열린우리당이 사과를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기 때문이다.

▲ 6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열린 가운데 이재웅 한나라당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던중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이야기를 하자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단상으로 몰려나가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사건은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던 오후 6시50분쯤 벌어졌다. 열린우리당 강기정 의원이 주택법 개정안 처리 등이 무산된 것은 한나라당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고 압박하자, 이 의원은 한나라당 책임론에 대한 반론을 펴기 위해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상황이었다.

이 의원이 "열린우리당이 부동산 정책을 잘못해서 지지율이 바닥에 떨어졌다. 부동산 정책을 망친 책임을 돌리기 위해 '대통령 너도 탈당하라' '모든 장관도 다 탈당하라'고 요구한 사람들이…"라고 말한 것이 이날 소동의 화근이었다. 순간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너'라고 지칭하다니 당장 사과하라"고 반발했고, 일부 의원은 연단으로 나가 이 의원에게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하면서 본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임채정 국회의장은 "장내 질서를 지켜달라"면서 양당 의원의 자제를 요청했지만, 소란이 10여분 동안 계속되자 한나라당·열린우리당·통합신당모임 원내대표를 의장석으로 불러 논의 끝에 결국 정회를 선포했다.

이날 본회의가 갑자기 정회되면서 아세안 자유무역협정비준동의안 등 6개 비준 동의안이 처리되지 못했다. 2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이날 자정까지 본회의가 속개되지 않으면 회의는 자동 유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