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혈관이 터져서 피부에 붉은 점으로 발생하는 자반증. 최근들어 자반증이 심해 병원을 찾는 소아와 성인들이 늘고 있다.

피부에 생긴 붉은 점이라고 해서 모두 자반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붉은색을 띄는 홍반과 자반은 다르다. 피부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홍반은 피부를 눌렀을 경우 붉은빛이 사라지는데 반해 자반증은 눌러도 붉은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자반증의 원인은 다양한데, 혈액 응고인자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심장에 무리를 줘 고혈압환자에게는 위험하다. 또 두드러기성 혈관염은 관절, 폐, 심장을 침범할 수 있어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피부과 이운하 교수는 "혈소판이 약했을 경우, 혈액응고인자, 혈소판부족, 골수기능부전 등으로 자반증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혈액성질환에 따라 2차적으로 피부에 자반이 생길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알레르기성 자반증은 신장에 영향?

이 가운데 알레르기성 자반증은 혈관에 알레르기성 염증이 생겨 쉽게 피가 나는 병으로 팔다리에 좁쌀 크기의 혈흔이 대칭적으로 많이 생긴다. 정확한 원인은 확실하지 않으나 감기에 걸린 이후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감기바이러스 등과의 연관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로 10세 이하 아동들이 알레르기성 자반증을 보이는데 팔다리 부근에 자반이 나타나고 위장관 및 관절질환을 나타낼 수 있다. 자반이 발생한 부위가 심하게 붓고 통증을 유발해 안정을 취해야 한다. 현재 스테로이드제로 치료가 시행되고 있으며 비교적 예후는 좋은 편이다.

알레르기성 자반증은 과민성 혈관염으로도 불리며 대표적인 것이 H-S자반증(Henoch-Schonlein 자반증)이다. H-S자반증은 소변에서 혈뇨, 단백뇨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주의가 요구된다. 심한 경우에서 소변양이 줄어드는 핍뇨, 고혈압과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하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는 "알레르기성 자반증이 만성신부전으로 질병이 진행될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신장과 자반증은 밀접한 관계?

그렇다면 신장(콩팥)이 아프면 피부에 피멍이 들면서 신호를 보내는 것을 뜻할까. 전문의들은 신장질환이 꼭 자반증을 유발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영남대병원 신장내과 도준영 교수는 "피부병변 중에 나타나는 H-S자반증은 신장이상과 동반되는 현상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즉 자반증이 있을 경우 신장이상을 의심할 수 있고, 혈뇨나 단백뇨가 발견될 경우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드물지만 자반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을 경우 만성신부전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주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신규태 교수 역시 "몸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사구체신염이 망가지면 피부에도 혈관염이 생길 수 있다"며 "신장질환과 자반증이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장질환, 당뇨병, 고혈압 환자에게는 자반증이 예사롭지 않은 질병으로 다가온다. 일반적으로는 양호한 경과를 보이지만 신장을 침범했을 경우 만성신부전을 초래할 수 있어 정기적인 소변 검사가 필수적이다.

자반증 자체가 자연적으로 치료될 수도 있지만 만성적으로 재발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어 계속적인 주의가 요구되는 것. 심한 운동, 감기 등 상기도 감염, 설사와 같은 장염 뒤에 소변에서 혈뇨가 발생했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권장된다.

대한영양사협회에 따르면 급성사구체신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단백질의 양을 조절하고 수분과 염분을 제한하는 식사요법이 일부 도움을 줄 수 있다. 단백질을 제한할 경우 열량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당질 및 식물성 기름 등을 사용해 1일 필요열량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