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경기 구리시와 한국프로듀서연합회 등이 주최한 '고구려 삼족오 대축제'가 나치친위대를 연상시키는 '삼족오 소년소녀대'의 제복 때문에 '나치 미화'논란에 휩싸였다.

삼족오 소년소녀대는 고구려 삼족오대축제 조직위원회가 고구려인들의 진취적인 역사와 정신을 계승해 청소년들에게 민족 정체성을 함양하고 건전한 사회·민족 구성원으로 육성시키자는 취지로 만든 청소년 지도자 육성 프로그램이다.

조직위측은 현재 지난해 11월 구리시의 남녀 중학생 각 25명씩 50명으로 1기 삼족오 소년소녀대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진호’라는 대화명의 네티즌은  20일  미디어 다음 아고라에 ‘나치 친위대, 한국에서 부활. 삼족오 소년소녀대’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을 올려 “지난해  11월 열린 축제에서 ‘삼족오 소년소녀대’라는 단체의 출범식이 열렸는데 단원들의 복장이 나치 친위대와 히틀러 유겐트(나치의 청소년조직)의 복장을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유일한 차이점은 팔에 두른 완장 안에 있는 문양이 하켄 크로이츠가 아니라 삼족오 문양이라는 것 뿐”이라며 “경례하는 모습까지도, 나치-피시스트 식으로 오른팔을 45도 위로 치켜올리는 것으로 구호만 ‘삼족오’라고 할 뿐”이라고 밝혔다.

하켄 크로이츠는 독일 나치스의 상징으로 붉은 바탕의 한가운데 흰색 원을 그리고 흰색원 가운데 검은색의 문양을 그려넣은 것이다.

그는 “2차 대전의 광기 때문에 피해를 당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아직도 많이 생존해 계신 나라에서 그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지는 못할 망정 이게 무슨 한심한 작태냐”고 비난했다.

이같은 논란은 행사 이후 한 UCC방송국과 각종 밀리터리 관련 커뮤니티의 네티즌들 사이에서 집중제기돼 왔다. 또한 각종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 등에는 이들의 행진장면과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편집된 동영상이 나돌고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고구려 정신을 계승하자면서 왜 나치복장을 입혔냐”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고구려 삼족오 대축제 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인 정민수 고구려벨트 대표는 “나치를 미화하려고 만든 제복은 전혀 아니다”며 “고구려 정신을 계승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자는 운동이 이같은 논란에 휩싸여 유감”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제복은 조직위가 자체적을 디자인한 것”이라며 “ 세계의 여러 제복은 다 유사한 점이 있는데 왜 하필 나치를 연상시키냐”고 반박했다.

또한 나치식 구호제창에 대해서는 “행사 당일 제복을 나눠주고 그날 바로 리허설을 해 준비가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며 “히틀러식 구호라는 동작은 당초 리허설에서는  로마군대식으로 ‘고구려 만세’를 외치려고 한 것이 오해를 산 것 같은데 본 행사에서는 주먹을 앞으로 내밀면서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해명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2,3기 소년소녀대도 구성할 예정인데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인 만큼 제복 디자인을 바꿀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들에게 한때 법적 대응도 검토했지만 좋은 취지로 시작한 행사를 망치고 싶지 않아 그만뒀다”고 했다.

고구려 삼족오 대축제는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와 구리시가 주최하고,고구려벨트와 사단법인 고구려 역사문화보전회가 주관한 행사로 지난해 11월 16일부터 3박4일간 경기도 구리한강시민공원에서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