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사저 옆엔 곱게 깎은 잔디밭이 널찍하게 펼쳐져 있다. 잔디밭을 따라 올라가면 연못이 나온다. 마을 논에 물을 대던 소류지를 재단장한 곳이다.

원래 있던 소류지 주변에 흙을 쌓은 뒤 자연석으로 주변을 꾸미고, 풀과 나무를 심어 가꾸었다. 연못 위로 끝까지 가면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가건물이 있다. 노건평씨의 골프연습장이다.

연습장 안에는 골프공 배급기와 작은 인조 잔디판이 깔려 있다. 배급기는 공 박스에 연결되어 스위치를 발로 누르면 치기 좋은 위치에 공을 놓아준다.

노건평씨는 이곳에서 연못을 향해 또는 연못 아래에 있는 잔디밭에서 연못을 올려다보며 스윙 연습을 한다.

연못 위에서 못 아래 잔디밭으로 걸음을 옮기자 노건평씨가 스윙하는 모습이 보였다. 노씨의 샷에 골프공이 날아가더니 '퐁' 연못으로 골인했다. 그는 플로터(floater)라는 특수 골프공을 사용한다. 물에 뜨도록 고안된 공으로, 값이 보통 공의 2배쯤 된다고 한다.

연못 옆에는 사람이 잘 수 있는 간이 숙소가 있다. 그리고 연못 입구와 연습장을 연결하는 산기슭엔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갈 만한 도로를 만들고 있다.

김해시청은 "(연습장·숙소·산기슭 도로에 대해) 모두 허가를 받아야 하는 시설들"이라며 "담당 부서에 통보해 시정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노건평씨 관계 회사 봉하마을 공사 10건 수의계약

노무현 대통령 사저 앞의 도로, 사저~연못 간 도로, 그리고 봉하마을 앞 도로는 모두 시멘트로 포장·정비돼 있다. 공사업체는 '정원토건'이란 건설회사다. 노건평씨는 이 회사의 감사를 지내다 작년 7월 19일 물러났다. 후임 감사는 노건평씨의 아들이다. 또 노건평씨의 부인 민모씨는 정원토건이 설립된 1999년 이후 계속 이 회사 이사로 등재돼 있다. 노건평씨 및 그 가족이 관계된 회사가 봉하마을 일대의 도로를 대거 맡아 공사한 것이다.

정원토건은 ▲봉하마을 농로 포장 ▲봉하마을 농로 정비 ▲봉하마을 진입도로 정비 ▲봉하마을 입구 가각(길모퉁이) 정비 ▲진영 우동마을 농로 포장 ▲진영 주호1 외 2개 지구 진입로 포장 등 진영 및 봉하마을 관련 공사 총 2억2783만원어치를 김해시로부터 수주받았다. 모두 수의계약이다.

이 회사는 김해시뿐 아니라 진영읍사무소와도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따냈다. ▲봉하마을 하수구 정비 ▲진영 금봉마을 대피소 설치 및 농로 확·포장 ▲의전마을 배수로 정비 ▲진영 봉하 승수로(배수로) 정비 등 5586만원어치다.

김해시는 "업주가 같은 마을에 살면 공사 효율이 높아질 것 같아 수의계약으로 줬던 것"이라며 "그런데 논란이 생겨서 작년부터 1000만원 이상인 공사는 경쟁입찰로 바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