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족 사회가 ‘코리안 드림’으로 인해 발생한 결손가정의 자녀들 문제로 열병을 앓고 있다. 부모가 한국으로 떠난 뒤 중국에 남겨진 자녀들이 학습 능력 저하는 물론 조기 연애, 탈선의 유혹에 쉽게 빠져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옌볜대 채미화 교수와 김선화 전임연구원은 2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한국여성연구원 설립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재한 중국 조선족 이주노동여성의 자녀 조사연구’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두 사람은 옌볜조선족자치주 초등학생과 중학생 2505명에 대한 설문 조사와 조선족 학생들을 심층 면접하는 방식으로 이 논문을 작성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부모 모두, 또는 한 사람이 한국으로 출국한 학생이 전체 조사 대상의 39%나 됐다. 이들 결손가정 자녀들의 한 달 용돈은 800~1000위안(한화 10만~14만원)으로, 부모가 모두 있는 조선족 자녀들의 용돈보다 두 배 가량 많았다. 그러나 정서적으로는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 “한국에 간 학부모들은 자녀가 해 달라는 건 다 해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돈 쓰기에만 취미를 붙입니다.”(연길시13중학교 교사) “소학교 6학년 여학생은 선생이 연애에 대한 비평을 하는 게 싫다며 가출을 했습니다.”(연길시 신흥소학교 교사)

채 교수는 “조기 연애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고 했다. ‘길림신문’은 최근 “코리안 드림이 가져온 이혼율 증가와 결손 가정, 금전만능 세태가 학생들로 하여금 때이른 연애나 성행위를 합리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게 한다”고 진단했다.

부모와의 소통은 1~2주일에 한 번 국제전화로 통화하는 게 고작이었다. 김선화 연구원은 “한국 사회가 조선족 여성들과 이들 자녀들이 더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따뜻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