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12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재산형성 과정의 불법성을 폭로하겠다’며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JY(이 전무 지칭) 유가증권 취득 일자별 현황’이라는 제목의 이 문건에는 이 전무가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에스원·삼성엔지니어링 등 계열사의 주식·전환사채(CB) 등을 거래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날 사제단은 문건만 공개하고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김 변호사측은 “이 전무가 에스원·삼성엔지니어링 등 그룹 계열사 주식을 상장 전에 사들여 기업 공개 이후 되팔아 수백억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두는 방식으로 재산을 불려나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김 변호사측은 이 전무가 그룹 계열사 주식·CB 거래를 통해 마련한 종자돈을 바탕으로 에버랜드 실권 CB를 헐값에 매입함으로써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김 변호사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삼성은 “이 문건 작성자는 법무실 소속 엄대현 상무로, 문건은 이 전무의 주식 취득과 관련해 삼성 내부적으로 은밀하게 작성한 사전 기획 자료가 아니라 에버랜드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변론을 위해 만들어놓은 자료”라며 “문건은 사제단 주장처럼 2000년이 아니라 2003년에 작성된 것이고 검찰 수사기록에도 문건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김 변호사가 이 전무의 불법 재산 증식에 관한 비밀 자료인 것처럼 공개한 문건이라는 게 사실은 자신이 법무팀장이던 시절 팀원이 만든 자료”라며 “김 변호사측이 엉터리 자료를 내놓음으로써 오히려 거짓 폭로를 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셈이 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