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삼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했다. 그룹 계열사로는 처음. 다소 소극적이던 검찰이 태도를 바꾼 것으로 향후 검찰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는 30일 오전 7시40분부터 서울 종로구 삼성증권 본사에 검사 6명과 수사관 등 40명을 투입해 해 본사 압수 수색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도 압수수색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략기획실과 임원실, 영업부, 계좌관련 사무실 등에서 컴퓨터 하드와 계좌관련 서류,임원들의 수첩과 메모 등을 압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출범뒤 처음으로 당하는 압수수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필 왜 증권이 첫 대상이 됐는 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기는 하지만 갑작스런 압수수색에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증권 계좌는 은행 계좌에 비해서는 자금거래가 불편했지만 특정 개인의 이름으로 직접 금융거래를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거래 내역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이 진행됐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룹이 은행을 소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과 채권 등의 거래까지 할 수 있는 증권계좌가 비자금 조성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한편 검찰은 국회에서 삼성그룹 특검법안이 통과된 뒤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삼성증권에 대한 압수수색이 전격 단행되면서 검찰이 적극적 수사로 태도를 바꾼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측은 다만 종합적 판단에 압수수색이 진행됐다고 답변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미 검찰의 삼성증권 압수수색에 대해 일단 환영하면서 그룹 본사에 대한 수사에도 압수수색 진행 등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하고 있다. 검찰측은 아직 다른 삼성 그룹 계열사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의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는 상태. 검찰이 삼성증권 압수수색에서 어떠한 자료들을 확보하고 과연 수사를 확대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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