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창단 가입금을 185억원으로 올릴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실무진에서 현대의 부채 131억원, 서울 입성금 54억원을 모두 떠안겠다는 안을 준비해 이사회에 상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조선 1월10일자 단독보도>

물론 최종 결정은 17일 KT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이같은 안을 마련했다는 것 자체가 전향적이다. KT가 창단에 얼마나 적극적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KT는 지난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재협상을 전제로 한 창단 대환영' 결정을 내리자 "환영을 해준 것에 감사한다"며 "재협상에 관해서는 검토를 하겠다"고 했다. 이미 그때부터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그동안 "60억원에서 재협상은 힘든 것 아니냐"고 했던 것에서 다소 변화된 입장이었다.

당초 KBO의 제시액보다 3배에 해당하는 185억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입장 변화다. 야구판에 전향적인 KT의 급선회, 이유는 뭘까.

▶KT는 국민기업이다

KT는 지난 12월27일 창단을 발표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필요했고, 역동적 기업문화 조성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국민이 고객인 KT의 특성을 감안할 때 국민적 관심이 큰 분야에 기여하는 것이 경영 방향과 일치한다"고 했다. 즉 국민기업으로서 이익의 사회환원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돈 문제로 창단 무산을 선언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KT의 창단이 팬들의 최대 관심사인 만큼 쉽게 발을 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일이 잘못될 경우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제 발을 빼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KT 관계자의 말이 이런 부담을 대변해 준다.

▶공을 넘겨받았다

KT는 창단 발표뒤 의외의 반대에 부딪혔다. 서울 무혈입성에 불만을 가진 LG와 두산이 반대성명을 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KT는 "7개 구단의 환영을 받지 못하면 창단작업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각 구단 사장들은 지난 8일 이사회를 거쳐 "KT의 창단을 전폭적으로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재협상을 전제로 하기는 했다.

이제 공은 KT로 넘어갔다는 뜻이다. "돈을 안 쓰겠다는 게 아니다. 앞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한 KT이기에 뭔가 행동을 해야 할 분위기가 된 것이다. 더군다나 60억원은 당초 KT가 책정한 마지노선이었다기보다는 KBO가 내놓은 안을 받아들인 액수였다.

이에 따라 KT로서는 모종의 결단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최후의 결정은 이사회에서

'185억안'은 최종 결정사항이 아니다. KT 이사회를 거쳐야 한다. 이사회는 오는 17일로 예정돼 있다.

알려진 바로는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멤버 중 일부가 야구단 창단에 적극적인 의사를 갖고 있지는 않다. 특히 이 중 2명의 이사는 창단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60억원에서 껑충 뛴 185억원이 원안대로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 아직 공기업의 성격이 남아있는 기업 특성상 장담하기 힘들다.

결국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이 날 것이고, 그에 따라 액수가 달라질 여지는 있다. 17일 이사회의 결과에 따라 KT 창단은 최종 방향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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