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친선교류 확대와 우호협력 증진을 명분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경기도의회 의원 일부가 스포츠용품 제조업체인 나이키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가 나이키사측의 항의를 받고 사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나이키는 앞으로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방문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30일 나이키 본사와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5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나이키 본사를 방문한 경기도의회 미국친선의원연맹 방문단 의원 7명 중 일부가 여성 동상의 가슴과 국부에 손을 올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나이키사 직원들에 따르면 경기도의회 A의원과 B의원이 야외에 있는 여성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손을 동상의 젖가슴과 국부 자리에 올려놓았다. 한 의원은 손으로 동상의 젖가슴 부분을 만졌고, 또 다른 의원은 손을 여성 동상의 다리 사이로 집어넣고 만지작거리는 시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나이키 직원은 동료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한국 방문단은 '황당함' 그 자체였다"면서 "방문단 중 절반은 마치 10대 소년들처럼 행동했다"고 말했다. 이 내용을 보고 받은 나이키의 담당부서장 카렌(Karen)씨는 "경기도의회 의원방문단과 관련된 얘기를 듣고 불쾌했다"며 "나이키는 앞으로 경기도의회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이메일로 당시 견학에 참여한 한국인 통역관에게 3월 7일 전했다.

방문단은 이후 3월 28일 두 의원 명의로 "문화적 차이와 의사소통 문제로 인하여 적절치 못한 행위가 있었다면 이는 절대 본의가 아니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나이키측에 보냈다.

이에 대해 A의원은 "기념 사진을 찍었으나 특정 부분을 만지는 등 물의가 될 만한 행동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B의원도 "동상에 기대어 찍었을 따름이지 만진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또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이키사에서 문제를 삼았기 때문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